의료광고 사전심의 부활, 어떻게 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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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광고 사전심의 부활, 어떻게 달라지나?
-사전심의 미준수시 형사처벌+행정처분
-정정명령·위반사실 공표도 가능해져
-교통수단 내부·스마트폰 앱도 심의 의무화
-'OOO 의원' 단순명칭 광고는 심의면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사문화됐던 의료광고 사전심의제도가 관련 법률 개정에 따라 올 가을 부활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의료광고를 하려는 의료인은 해당 광고가 허위·과장광고가 아닌지 사전에 반드시 심의를 받아야 하며, 이를 위반한 경우 행정처분과 더불어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국회는 지난달 28일 본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 법률은 공포 후 6개월이 되는 올 가을께부터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의료광고 사전심의, 2년 만에 부활
개정 의료법의 핵심은 의료광고 사전심의제도의 부활이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2015년말 사전심의를 받지 않은 의료광고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한 종전 의료법 규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종전 의료법은 보건복지부 장관의 위탁을 받은 각 의사단체 중앙회가 의료광고 사전심의를 행하도록 하고 있는데, 각 단체 중앙회가 정부의 행정권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점에서, 헌법상 정한 사전검열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는 판단이었다.
헌재 위헌결정에 따라 의료법에 따른 의료광고 사전심의제도는 시행 8년만에 전면 중단됐다.
각 단체 중앙회는 법과 무관하게 원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전심의 사업을 존속해왔으나, '의무화' 규정이 사라지면서 수요가 급감, 사실상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했다.
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각 의사협회와 의료광고심의위원회에서 처리한 의료광고 심의건수는 2015년 한해 2만 2812건에 달했으나, 헌재 위헌결정 이후인 2016년 상반기에는 그 숫자가 1667건으로 뚝 떨어져, 사실상 대다수가 의료광고 사전심의를 받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국회에서는 헌재 위헌결정 취지를 고려하되, 불법 의료광고로부터 국민을 지킨다는 종전 의료법의 취지를 살려 의료광고 사전심의를 다시 제도화하는 방법을 모색해왔다.
▷의료법 개정, 의료광고 반드시 사전심의 받아야
개정 의료법은 심의기구를 복지부 장관의 위탁을 받은 의사단체 중앙회에서 소비자단체 등 자율기관까지 확대하는 방법으로 헌재 위헌취지를 반영했다. 의료광고 사전심의를 의무화하되, 심의기구의 다양성과 독립성, 자율성을 명문화 해 '행정권에 의한 사전검열' 이라는 위헌 논란 소지를 제거한 것이다.
자율심의기구로는 의료인단체와 소비자단체, 기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단체들이 참여할 수 있으며, 이들 기구는 의료기관들로부터 사전심의에 따른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개정 의료법에 따라 앞으로 의료광고를 하려는 의료인은,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광고가 허위·과장광고에 해당하지 않는지 반드시 자율심의기구의 사전심의를 받아야 한다. 다만 기존과 달리 의료인단체나 소비자단체 등 복수의 자율심의기구 가운데 자신이 원하는 곳을 선택해 사전심의를 의뢰할 수 있다.
사전심의를 받지 않은 의료광고는 불법으로, 심의를 받지 않은 불법 의료광고를 한 경우 해당 의료인은 시정명령이나 의료기관 업무정지 등 행정처분과 더불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개정된 의료법에서는 이에 더해, 불법 의료광고 적발시 복지부 장관이 위반행위 중지 및 정정광고 명령, 위반사실 공표 처분 등 추가로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즉각적인 처분을 통해 소비자의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스마트폰 '어플'도 사전심의대상, 단순 명칭광고는 심의면제
법률 개정에 따라 사전심의 대상도 소폭 조정됐다. 기존 신문, 인터넷, 현수막, 교통수단 외부 광고물, 인터넷 매체 외에 교통수단 내부광고물, 스마트폰 어플도 앞으로는 의료광고 사전심의 대상이 된다.
다만 '홍길동 의원, 02-000-0000' 등 단순 명칭광고 등에 대해서는 심의면제가 가능하다.
기존 의료법은 심의대상 매체 광고물이면 예외없이 사전심의를 받도록 했으나, 개정 의료법은 소비자에 혼란을 줄 우려가 없는 단순 광고에 대해서는 사전심의를 받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예외규정을 두었다.
구체적으로는
▲의료기관의 명칭·소재지·전화번호
▲의료기관이 설치·운영하는 진료과
▲의료기관에 소속된 의료인의 성명·성별·면허의 종류 등 단순사실만을 나열한 경우
▲그 밖에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유사사항에 대해서는
사전심의를 받지 않을 수 있게 했다.
이 밖에 의료광고 금지사항과 관련해서도 기존 허위·과장 광고 외에 법적 근거없는 자격 또는 명칭을 표방하는 광고를 추가했다. 허위·과장광고에 해당하거나 명칭표기를 위반한 경우 불법 의료광고에 해당돼, 사전심의 과정에서 걸러진다는 얘기다.
▷불법의료광고 퇴출 공감…문제는 디테일
의료광고 사전심의 제도가 부활한다는 소식에 의료계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무분별한 불법 의료광고를 퇴출, 의료시장을 투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데는 동의했지만, 허위-과장광고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제도가 재 시행될 경우 의료인들의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성형외과 개원가 관계자는 "무엇보다 심판이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다보니 유사한 내용이라도 심의기구의 해석에 따라, 어떤 경우 때는 합법, 어떤 때는 불법이 되기도 한다. 개정 법률에 따라 심의기구가 더 늘어나게 되면 이런 혼란이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제도 재시행 이전에 모든 심의기구가 동일한 기준에 따라 심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며 "심의 결과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면 당장의 혼란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불법 의료광고 시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국회도 합리적인 운영을 당부했다.
법안의 뼈대를 만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실(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유사한 우려로 법률에 자율심의기구들로 하여금 상호협의 하에 동일한 심의기준을 만들어 적용하도록 하는 내용을 함께 담았다"며 "철저한 준비작업을 거쳐, 제도가 원활히 이행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 관계자는 "위헌판결 이후 2년여간의 입법공백이 발생하면서 불법 의료광고에 대한 합리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며 "법 개정이 이뤄진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불법 의료광고로 인한 국민들의 혼란과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제도가 잘 자리잡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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