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L 사용한 한의사 면허취소 소송에서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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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L 사용한 한의사 면허취소 소송에서 승소
- IPL 사용 한의사 면허정지 '부당‘
- 면허 범위 이탈 여부 분명치 않아"
의료계의 뜨거운 감자인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사용 문제가 결판을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의료용 광선치료기인 IPL을 사용한 한의사에 대한 복지부의 행정처분이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법원은 한의사의 IPL 사용이 한의사 면허로 허가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라는 점에서 원칙상으로는 문제가 될 수 있으나, 구체적으로 해당 행위가 한의사의 면허 범위를 벗어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실이 의료용 광선치료기(Intense Pulsed Light, IPL)를 사용해 환자를 진료한 한의사의 불법 의료행위에 대해 아무런 답을 하지 않거나 심지어 "사용해도 무방하다"는 식의 잘못된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빈축을 사고 있다. 결과적으로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실의 무대응과 잘못된 답변으로 인해 보건복지부 장관이 내린 행정처분이 무력화 된 것.
서울고등법원은 최근 A한의사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한의사 면허자격정지 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장관의 항소를 기각했다. 항소 비용도 보건복지부 장관이 모두 물어내도록 했다.
사건의 시작은 A한의사가 2008∼2009년 B씨를 비롯한 7명의 환자에게 IPL을 이용, 면허 외 의료행위인 피부치료를 하다 적발되면서 촉발됐다. 의료법 위반 혐의로 A한의사가 검찰에 고발되자 보건복지부 장관은 2013년 5월 26일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자격정지 3개월 행정처분을 할 예정이라는 사전통지를 했다.
A한의사는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므로 확정 판결까지 처분을 유보해 달라"는 의견을 냈다. 2014년 7월 9일 열린 형사 법정에서 A한의사는 벌금 200만 원과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판결에 불복한 A한의사는 항소했지만 2심(2015년 11월 5일 선고)과 대법원(2016년 4월 29일 선고)에서 잇따라 기각,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이 나오자 보건복지부 장관은 2016년 9월 8일 '한의사 면허 자격정지 2개월' 처분을 내렸다.
A한의사는 "IPL의료기기 판매업자들에게 한의사들도 사용 가능한 의료기기라고 소개받았고, 학회 교육도 받았다"면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대한한의학회 등 관련 학회는 한방에서 IPL을 사용한 치료행위에 관해 많은 연구를 하고, 그에 관한 발표를 하면서 기기 사용에 관해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있었다"면서 "원고도 그러한 교육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른 한의사의 IPL 사용에 관한 의료법 위반 사건에서 유죄(1심 서울동부지방법원 2010고정10, 2010년 4월 9일 선고)·무죄(2심 서울동부지방법원 2010노449, 2010년 7월 22일 선고)·유죄(대법원 2010도 10352 원심 파기 환송, 2014년 2월 13일) 등 법적 판단이 엇갈린 점도 짚었다.
항소심 재판부도 1심 재판부의 판단에 무게를 실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2006년과 2007년 보건복지부에 한의사의 IPL을 사용한 진료행위가 면허범위를 벗어나 의료법에 위반되는지를 묻는 질의가 있었으나 원론적 답변만 하거나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면서 "위법행위를 할 당시 IPL을 이용한 진료가 한의사의 면허 범위 내인지 여부에 대한 법적 판단이 명확하지 않았고, 질의를 받은 보건복지부도 원론적 답변만 하거나 응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방레이저의학회 등 한의학 관련 학회가 학술세미나를 열어 IPL을 사용한 진료행위에 관한 기초이론과 임상 등 연구 및 교육활동을 지속해서 펼치고, A한의사도 교육을 받은 점도 감안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의료인의 면허 범위에 관한 규정과 관련 법리, 한의사의 면허 범위를 벗어난 것인지에 관한 법적 판단의 어려움, IPL 진료의 내용과 특성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위법행위의 위법성 정도나 위법성 인식 가능성, 이 사건 위법행위로 인하여 초래될 위험성의 정도가 미약해 보인다"면서 '보건복지부의 자격정지 2개월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는 1심 재판부와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의료계는 법원이 불법으로 IPL을 사용하고, 의료법을 위반한 A한의사에 대한 보건복지부 장관의 행정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이 나온 데 대해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이 한의사의 불법행위를 눈감는 것으로도 모자라 면허 외 의료행위를 조장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보건복지부는 2009년 11월경 한의사의 IPL 사용에 관해 의료법 위반에 무게를 두고 수사에 나선 수사기관에 "우리나라 의료가 한방의료와 양방의료로 이분화되어 있음에도 그 면허 범위에 관하여 명확한 규정이 없고, IPL은 양방에서 피부치료 등을 목적으로 개발·사용되었기 때문에 한방 측에서 사용하는 것이 원칙상 문제될 수 있으나 한의학적 이론 및 원리로 설명이 가능하면 사용해도 무방하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 6월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제6차 회의에 참석한 당시 김용호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임기 2009년 2월∼2012년 4월)은 박영선 의원이 "IPL은 피부과에서 쓰이는 거 아니냐. 그것(IPL)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냐?"고 질의하자 "IPL이라는 것은 자연광 치료에 해당된다. 황제내경을 보면 자연광·태양광을 이용해서 치료하는 방법 등이 나와 있다. 그게 현대의학적으로 개발돼 IPL이라는 이름으로 나와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도 여기에 포함된다. 지금 현재로서는 IPL 등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돼 있다"고 답변, 위증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A한의사 면허자격정지 처분에 관한 대법원 상소를 포기, 장관의 면허자격정지 처분이 잘못됐다며 항소를 기각한 고법 판결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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