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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안(대안)에 대한 입장문 by 개혁신당 이주영

576 2024.08.2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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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안(대안)에 대한 입장문 by 개혁신당 이주영

민생 안정과 협치를 위한 양당과 보건복지부의 노력에 감사드립니다. 

여야의 협치가 올바른 방향을 향할 때 정치는 국민을 이롭게, 또 대한민국을 발전하게 할 것을 믿으며 극단의 정치를 극복하고자 노력해 주신 점에 대해 감사를 전합니다.

다만 오늘 통과되는 간호법안(대안)에 대해 우리의 국회가 현장을 가장 잘 알고 우려하는 목소리를 얼마나 잘 반영하고 존중하였는지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간호법안(대안)이 진정으로 소외 받고 위험에 처한 간호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이었다면, 그리고 장기적으로 국민의 건강과 생명, 보다 수준 높은 보건의료 서비스를 위한 일이었다면 저는 일부 직역과의 업무 영역 중첩이나 약간의 불분명한 문구를 사유로 굳이 반대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 법안은 간호사를 보호하는 법이 아니라 간호 영역의 독자성을 무너뜨리고 전문성을 폄훼하는 '간호사 깍두기법'이며, 현장간호사, 특히 신규 혹은 저년차 간호사일수록 위험과 착취에 노출시키는 '간호사 상시 동원령'에 지나지 않습니다.

제대로 규정되지 않은 업무 영역과 보호 범위는 해당 직군을 반드시 법적 위험에 빠뜨립니다. 

저는 전공의들의 수련 과정을 통해 그 폐해를 절실히 느낀 바 있습니다.

그 실패를 간호사들은 반복하여 겪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더욱이 저수가로 근근히 운영되는 대학병원에서 기준 없는 전담 간호사의 법제화는 일반 간호사들의 고용 안정성을 저해하고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 처우 개선은 더욱 요원해지며 독립적 간호 행위를 인정받는 협상이나 간호 개별 수가의 인상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 될 겁니다.

간호사들의 법적 보호와 처우 개선을 바랐다면 법안은 간호사들의 실무 그 자체로 들어가 1인당 담당 환자 수의 제한이나 중환자실 필수 고용 비율 충원, 신규 간호사 교육에 대한 구체적 재원 조달 법제화와 야간 및 순환 업무자에 대한 실질적 지원이 있었어야 합니다.

이 법으로 인해 간호사들의 진짜 어려움은 오히려 묻어두어도 되는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대통령령으로 위임되는 업무 영역의 명시는 사실상 '간호사가 해야 하는 업무 영역의 확대'인데, 이는 간호 영역에 대한 존중이 아니라 어디로든 대체될 수 있다는 경시에 다름 아닙니다.

이 수정안이 어제 법안 소위에서 다루어 졌을 때 우리는 수정안에 대한 다른 직역들의 의견을 다시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았음을 박민수 차관의 확인을 통해 들었습니다.

위임 받은 업무 또한 병원의 경계를 넘어 수행해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명시되었습니다.

업무 영역이 일부 겹칠 수 밖에 없는 의료기사와 물리치료사, 간호조무사와 요양보호사 등은 앞으로 확대 될 간호 업무 영역을 두고 긴 싸움을 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그 공백은 수시로, 도처에서 생길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전공의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간호사는 본인의 업무 영역을 넘어 무엇이든 시키는대로 해야 하는 존재가 되고, 전공의의 위치는 누구로도 간단히 대체 될 수 있는 비필수적이고 비전문적인 직역이 될 겁니다.

가장 위험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이 법이 통과 됨과 동시에 빠르게 전담간호사로 인력 구조가 대체 될 빅5를 비롯한 전국의 대학병원들은 몇 년이 채 지나지 않아 교육의 능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앞으로는 전공의 수련을 받고 싶어도 가르쳐 줄 곳과 사람이 없는, 국민들에게 충분한 전문의를 배출할 수 없게 되는 의학 교육의 암흑기가 도래할 것입니다.

의사와 의사, 간호사와 간호사, 그리고 의료기사 사이 업무 지시와 분담이 현장에서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안다면 이 몰락은 사실상 확정 된 것이기에 병원에 근무 중인 간호사들을 포함한 현장의 의료인들은 오히려 이 법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간호사들은 대학병원의 위험 영역으로부터 빠르게 탈출하고 전공의들은 더욱 지원하지 않게 될 것을 저는 예상합니다.

간단한 진료는 쉽게 받을 수도 있겠지만 조금이라도 중환자가 되거나 어려운 병에 부딪히는 순간, 전담 간호사는 진료 역량이 부족하고 전공의는 아무도 지원하지 않아서 존재하지 않고, 극소수 남을 대학병원의 전문의들은 번아웃이며, 개인 병원은 복합적인 진료를 볼 인적 물적 역량이 부족하니 대한민국의 의료는 필연적으로 후퇴하게 될 것입니다. 

아무도 수련 받지 않음으로써  그 공백은 앞으로도 채워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제 중환자와 다음 세대의 전문의를 동시에 포기하게 될 겁니다.

법안과 정책은 민생을 향해야 합니다.

발등에 떨어진 정치의 불이 뜨거워도, 보건의료 체계 전체를 교란시킬 수 있는 중대한 법안이라면 더 깊이 숙고하고 신중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발등에 기름을 붓고, 부채질을 하는 것으로 불은 꺼지지 않습니다.

정치의 잘못, 행정의 무능, 절차의 오류로 발생한 공백을 메우겠다고 영원히 전문의의 배출을 끊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해서는 안 됩니다.

한 때 저의 동료였고, 앞으로도 저의 건강을 맡아 주실 간호사 여러분들을 위한 진정한 처우개선과 법적 보호를 위해 개혁신당은 앞으로도 다른 방법으로 더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이제 배움의 터전이 사라지는 모습을 보아야 할 전공의와 의대생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 의료를 포기하지는 말아달라는 부탁과 좋은 의료를 용감하고 자부심있게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함께 드립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건강과 생명, 보다 수준 높은 보건의료 서비스를 위해 개혁신당의 목소리를 잊지 말아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개혁신당 이주영

 

cf) 사진: 김지훈 회장, 이주영 의원 간담회 개최

https://www.laserpro.or.kr:443/bbs/?t=e1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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