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집 의사협회장이 젊은 의사 선생님들께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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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집 의사협회장이 젊은 의사 선생님들께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첨부파일: ‘의료 4대악 정책’ 대응을 위한 대한의사협회 반모임 자료
존경하는 전국의 젊은 의사 회원 여러분,
대한민국 의료가, 대한민국 국민의 건강이, 대한민국 의사들이, 특히 젊은 의사 선생님들이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 이를 저지하기 위한 저항에 동참해 주십시오.
1948년 대한민국이 건국된 이래로 의업에 종사하는 의사들에게 정부가 우호적인 정책을 펼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1977년 시작된 의료보험은 원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저수가 정책으로 시작되었고, 특히 약에 대한 의사들의 권한을 강제로 빼앗아간 일과 기존의 의료보험조합들이 건강보험공단이라는 단일기구로 통합되는 일이 동시에 일어난 지난 2000년 이후 의사들은 공권력을 가진 정부의 일방적 정책에 신음해왔습니다.
의료는 점차로 하향평준화 되어가고, 의사의 자율권은 심히 침해 받아왔지만 대한민국의 의사들은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에 인내하고 또 인내하며 견뎌왔습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합법적으로 보장된 저항권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었고, 두 번째 이유는 합법적인 저항권이 없을 때 의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저항수단이라는 것이 의료현장을 벗어나는 길 외에는 없는데, 의사의 업무가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고귀한 사람의 생명을 최일선에서 지키는 직업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인내하며 견뎌온 결과 대한민국은 싼값에 전 세계에서 가장 손쉽게 진료 받을 수 있는 나라가 되었지만 동시에 전 세계에서 의사의 직업만족도가 가장 낮은 나라가 되기도 했습니다. 더욱이 저수가의 왜곡된 의료정책은 심장수술을 해야 할 흉부외과 의사들이 지방흡입을 하고, 분만실을 지켜야 할 산부인과 의사가 성형수술을 하는 기형적인 의료현장을 만들어 냈습니다.
최근 정부는 10년간 의사 4천명을 배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한의대와 의대를 통합하고 전남지역에 의대를 신설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연간 900명이 넘는 의사가 추가로 배출되는 것이며 이것은 기존 정원의 30%가 증원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의사 증가율은 이미 34개 OECD 국가 중 1위이며, 더욱이 심각한 것은 인구 대비 의사의 비율이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인구는 점진적으로 증가해왔지만 의사 수는 급격히 증가해왔기 때문입니다. 1990년에는 인구:의사 비율이 1,020 : 1이었으나 2020년 현재는 368:1으로 30년만에 인구대비 의사 비율이 3배로 증가했습니다. 1985년부터 2015년까지 30년간 의사의 증가율은 같은 기간 인구 증가율의 약 12배에 달했습니다. 저출산으로 인해 2020년 금년을 기점으로 인구감소가 예상되므로 그 변화의 수치는 앞으로 더욱 가팔라질 것입니다.
즉 의대증원을 하지 않고 지금 추세를 유지해도 15년 후인 2035년에는 인구:의사 비율이 268:1로 줄어드는데 현 정부여당의 계획은 여기에 의대정원 30%를 더 늘리겠다는 뜻입니다. 의사공급의 과잉은 의료시장의 기형적 팽창을 초래하고 그렇지 않아도 왜곡된 의료를 더욱 왜곡시키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정부는 최근 한방의 첩약을 급여화하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성분에 대한 효능도, 안전성도 전혀 검증되지 않는 한약에 건강보험재정을 투여하는 만행을 저지른 것입니다. 시범기간이 끝나면 민간요법과 다름없는 한약에 투여되는 재정은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 이것은 고스란히 국민의 부담과 피해, 그리고 의료 수가에 대한 악영향으로 돌아오게 될 것입니다.
지금 정부는 전문성이 없는 보건복지부 장관과 인력들을 보건정책의 핵심에 앉혀놓고 오로지 정권연장을 위한 정치적 목적의 보건정책들을 브레이크 없이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이 졸속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악법들로 인해 환자들과 의료계 전체가 피해를 입겠지만 가장 큰 피해자들은 앞으로 의사생활을 가장 오래 할, 그리고 추가 증원된 의사들이 쏟아져 나올 10~15년 후에 한창 의사로서 의업에 종사하실 지금의 젊은 의사 선생님들과 이제 곧 의사가 될 예비의사들입니다.
전국의 선배의사들이 이 악법을 기필코 막아내기 위해 용기를 내어 힘든 결심을 하려고 합니다. 아무쪼록 귀하의 미래가 달린 일을 외면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바로 여러분들의 일을 여러분들이 외면하신다면 선배의사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대다수 회원들이 약국을 개원한 개국약사들이라 이해관계가 통일된 약사들과 달리 의사들은 각기 진료과목도 다르고 근무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달라 단합이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번 의대증원, 한방통합과 의대증설, 한방첩약 급여화 이 세 가지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모든 의사들에게 서 있습니다.
제가 협회장으로서 할 일은 비겁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저항의 대열에 앞장서는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할 것입니다. 악법을 막아내는 저항의 대열에 참여해 주십시오. 그래서 나쁜 의료정책을 연달아 쏟아내는 정부여당의 일방적 질주를 다함께 반드시 막아냅시다!
2020. 7. 29.
대한의사협회장
최대집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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