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집]의사 회원 여러분, 그리고 전공의·전임의 및 의대생·의전원생께 드리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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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집]의사 회원 여러분, 그리고 전공의·전임의 및 의대생·의전원생께 드리는 말씀
안녕하십니까. 대한의사협회 회장 최대집입니다.
9월 4일 더불어민주당과의 정책협약 그리고 보건복지부와의 합의에 대하여 많은 우려가 있으신 줄로 압니다.
또, 여전히 납득을 하지 못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이번 투쟁의 선봉에 섰던 전공의, 전임의 및 의대생과 의전원생 여러분께서 느끼셨을 허탈감은 어떤 말로도 쉽게 위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장으로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갑작스러운 협상 타결의 배경에 많은 추측이 난무하고 있으나 회장으로서 오직 의료계의 이익과 미래, 그리고 회원 보호라는 관점에서 내린 결정이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입법 사안인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신설 관련 법안을 내놓은 여당이 의료계 단일 협상안으로 합의된 ‘중단과 원점 재논의’ 그리고 ‘논의 중 입법 추진을 강행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명문화하기로 하고, 또한 의대정원 확대를 위해 보건복지부가 교육부에 대한 의대정원 통보를 강행하지 않겠다는 점을 문서로 약속할 수 있는 상황에서 ‘철회’라는 단어를 더 관철하기 위해 예측 가능한 더 많은 회원과 학생들의 피해, 그리고 코로나19 상황에서 제3차 총파업에 따른 우리 사회 전체의 손실과 그에 따른 여론의 악화와 국민의 비난을 감수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 제가 고민 끝에 내린 판단이었습니다.
행정부가 할 수 없는 약속을 여당이 대신 보증하고 여당과 의료계가 구성할 협의체의 논의 결과를 보건복지부가 존중하도록 하였고 의료계가 보건복지부와 합의한 여러 사안들에 대해서는 여당이 그 이행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점을 모두 분명하게 문서화된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두 개의 별도의 합의 사이에 상호보완적인 연결고리를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또 보건복지부와의 합의에서는 지역 수가 등 지역의료 지원책 개발과 필수의료 육성과 지원, 전공의 수련환경의 실질적인 개선, 건정심 구조개선 논의, 의료전달체계 확립 등 우리 의료계가 지적해온 문제들을 공식적으로 다룰 수 있는 의정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하였고 무엇보다도 그 결과를 ‘보건의료 발전계획’에 담기로 함으로써 구체적으로 결과를 도출하여 실행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이러한 합의는 범의료계 투쟁위원회를 통하여 협상의 권한을 위임받은 회장이, 범투위에서 만장일치로 의결된 의료계 단일 협상안의 내용이 최대한 반영되었다는 판단 하에 내린 결정이었다는 사실을 회원 여러분과 학생들께서는 최대한 널리 혜량하여 판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과정에서 여당, 보건복지부와 합의 직전 젊은 의사들과 충분한 소통이 되지 않았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겸허하게 받아들입니다.
회원 여러분의 분노에 대한 감당 역시 저의 몫입니다.
다만, 비난과 오욕을 기꺼이 감당키로 한 저의 판단까지는 모든 것을 공개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려운 고민이 있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외부의 시각에 우리 의료계의 분열로 보일 수 있고 또한 의협 회장으로서는 설령 오해가 있더라도 모든 것을 안고 가야한다는 생각으로 그동안 침묵해 왔습니다.
심지어는 개인적인 통화 내용이 유출되고 악용되는 상황에서조차 도 일체의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끝없는 추측과 유언비어가 양산되고 혼란과 분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더 이상 침묵만이 답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적절한 방법과 시기를 고민하여 설명을 드릴 것입니다.
일각에서 고발당한 전공의와 국가시험에 응시하지 않기로 한 학생에 대한 구제책이 빠졌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은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며 정부도 여당도 공식적으로 문서로 약속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전공의와 학생의 보호는 유력한 대권주자인 여당의 신임 당대표가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고 실제로 합의 당일 오후, 고발은 취하되었으며 의사 국가시험 재접수 기한 역시 연장되었습니다.
합의문의 내용이 모호하고 지키지 않아도 되는 약속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말씀드립니다. 어떤 합의문도 해석의 여지가 없게 작성되기는 어렵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의료계의 숙원이었던 여러 주제에 대해서는 논의 후 그 결과를‘보건의료발전계획’에 담는 것을 명시했습니다. 또한 합의문에 명시된 ‘의정협의체’는 지금까지 의료계와 보건복지부가 동수로 구성해 온 것이 상식입니다.
합의문의 문구를 지나치게 우리에게 불리한 것으로 해석하고 이를 공론화하는 것은 오히려 추후 실현가능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과거 2014년에도 제2차 의정협의 결과에 건정심 구조개선과 관련한 조항이 포함되었으나 이에 대한 의료계 내부의 해석 논란으로 인하여 오히려 의료계가 분열되고 결과적으로 어떤 것도 실현하지 못했던 것을 상기하여 주십시오.
이번 합의에 대하여 시민단체와 여당의 지지세력을 중심으로 ‘의협에 무릎
꿇은 공공의료’, ‘여당의 백기투항’, ‘정부의 무책임과 무능’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이번 협상은 전례가 없는 우리의 성과입니다. 다소 아쉬움이 남더라도 거듭되는 패배 끝에 얻은 소중한 경험이며 기회입니다.
무엇보다 젊은 의사 선생님들의 헌신에 거듭 감사드리고 또한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소중한 성과를, 우리 의료계 내부의 분열과 갈등으로 인하여 무위로 돌아가게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제 곧 마련될 새로운 공식적인 경기장에서 치열한 논리와 치밀한 준비를 통해 우리가 꿈꿔 왔던 ‘대한민국 의료의 정상화’를 이뤄내야만 합니다.
또한, 합의 후에도 계속되는 여당 의원들과 보건복지부의 도발, 각종 단체들의 방해 속에서 약속의 이행을 요구하고 우리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힘을 모아주셔야 합니다.
존경하는 전공의 그리고 전임의, 젊은 의사, 의대생 및 의전원생 여러분!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은 더 이상 의료의 미래가 아니라 우리 의료계의 중심
입니다.
부디 모든 상황을 깊이 헤아려 주십시오. 저 역시 비판의 목소리를 기꺼이 경청하고 달게 받아들이겠습니다. 또한, 협상의 결과에 대한 책임 역시 회피하지 않을 것입니다.
과정에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선생님들께는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앞으로 합의 결과물을 지켜나가고 실현하는 과정에서 승리의 주역인 젊은 의사 선생님들의 의지가 충분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의료계 내에서 젊은 의사 선생님들의 참여의 기회가 확대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입니다.
협상이행이 제대로 안되면 다시 투쟁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전에, 선배 의사들과 함께 승리를 통하여 마련된 공식적인 논의의 장에서 치열하게 함께 합시다.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의료제도 속에서 정책의 객체가 아닌 주체로서 존중받는 의료계를 함께 만들어 갑시다.
여러분의 순수한 열정과 힘은 이미 우리 의료계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습니다.
모든 의사가, 그리고 우리 사회가 이를 기억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헌신을 떠올리며 선배들이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 9. 9.
대한의사협회 회장 최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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