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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요양기관이 폐업 시 개설자가 새로 개업 시 업무정지 할 수 없어(업무정지와 면허정지 구분)

5,421 2022.02.2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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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요양기관이 폐업 시 개설자가 새로 개업 시 업무정지 할 수 없어(업무정지와 면허정지 구분)

- 대법원, 보건복지부 연좌제 행정처분 '제동'

- 재판부 "요양기관 폐업 시 폐업기관·신규 개원기관 업무정지 행정처분 위법"

- 업무정지 처분 대상, 위반 당시 요양기관...공동개원, 행정처분 기준 새 판례

- 기관업무정지(대물/요양기관)·면허자격정지(개인/의료인) 처분 기준 구별해야

 

2022년 2월 19일 의협신문 보도에 따르면, 요양기관이 폐업한 때에는 그 요양기관뿐만 아니라 요양기관의 개설자가 새로 개설한 요양기관에 대하여 업무정지처분을 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업무정지 처분은 위반 당시 요양기관에 해야 적법한 것이지 폐업했거나 새로 개설해 운영하는 요양기관에 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판단이다.

대법원은 1월 27일 A의사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업무정지처분 취소 소송에서 "보건복지부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 원심판결은 문제가 없다며, 보건복지부의 상고를 기각 판결했다.

 

A 원장은 2010년 7월 12일 B 원장과 C 의료기관을 공동개원했다. 2011년 1월 3일경 B 원장 대신 D 원장이 합류했다. 2014년 5월 7일경 C 의료기관 폐업한 A 원장은 7월 5일경 다른 지역에 E 의료기관을 단독으로 개설, 운영하고 있다.

A 원장이 법정 투쟁에 나선 것은 2017년 5월 29일 보건복지부가 E 요양기관에 10일 업무정지 행정처분을 한 것이 발단이 됐다. 

보건복지부는 A원장과 D 원장이 C 의료기관을 공동개원할 당시인 2011년 5~9월 F 실버타운에서 수진자들을 진료하고 진찰료를 요양급여비용으로 청구하고, 원외처방전을 발급해 약국 약제비로 합계 260여만원의 요양급여비용을 부담토록 했다며 국민건강보험법 위반을 이유로 10일 요양기관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A 원장은 "문제가 된 D 원장의 행위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아무런 죄가 없음에도 과거 공동원장이라는 이유로 행정 처벌을 받으라는 것은 부당하다"며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행정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A 원장은 "요양기관이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을 부담하게 한 경우에 해당하면 그 요양기관에 업무정지를 명해야지 다른 요양기관에 업무정지 처분을 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고 항변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요양기관이 폐업한 때에는 그 요양기관은 업무를 할 수 없는 상태일 뿐만 아니라 그 처분대상도 없어졌으므로, 그 요양기관에 대하여는 업무정지 처분을 할 수 없다"면서 A 원장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서울고등법원)에서 보건복지부는 "업무정지 처분은 요양기관 등에 대하여 행하여지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 대표자인 의사에게 미친다는 점에서 대인적 처분의 성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업무정지 처분의 대상이 되는 요양기관 등의 대표자가 폐업 후 새로 요양기관 등을 개설한 경우에도 이전 요양기관에서의 행위를 근거로 업무정지 처분을 할 수 있다"고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침익적 행정행위의 근거가 되는 행정법규는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2018. 2. 28. 선고 2016두64982 판결)를 제시하면서 "실제 위반행위자가 아닌 경우까지 제한 없이 새로 개설한 요양기관에 대하여 영업정지를 할 수 있다고 본다면, 요양기관 대표자의 책임이 지나치게 확대된다"고 판시했다.

특히 "업무정지 처분의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업무정지 처분의 가능성에 대한 조사·확인조차 쉽지 않으므로, 위반행위가 발생한 요양기관의 대표자와 공동으로 요양기관을 새로 개설한 사람은 자신에게 전혀 귀책사유가 없고 예상하지도 못한 사정으로 불의의 업무정지 처분을 받을 위험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은 처분의 대상이 아닌 다른 요양기관에 대하여 한 것이고, 나아가 이 사건 의원의 폐업 당시 업무정지 처분의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업무정지 처분을 이미 받은 경우도 아니어서 요양기관 제외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도 없다"면서 보건복지부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판결에 불복한 보건복지부는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결론 유지 되었다. 

 

이번 사건은 국민건강보험법 제85조 제1항 제1호의 요양기관 업무정지처분의 법적 성격 및 대상과 관련해 폐업한 요양기관에서 발생한 위반행위를 이유로 그 요양기관의 개설자가 새로 개설한 요양기관에 대해 업무정지처분을 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85조 제1항 제1호는 '보건복지부 장관은 요양기관이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자에게 요양급여비용을 부담하게 한 때에는 1년의 범위 안에서 기간을 정해 요양기관의 업무를 명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면서 법문상 업무정지처분의 처분대상을 '요양기관'으로 정하고 있다.

이후 개정된 국민건강보험법 제98조 제1항 제1호에서도 '그 요양기관에 대해 업무정지를 명할 수 있다'라고 규정해 처분대상을 위반행위 당시의 '요양기관'으로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요양기관에 대한 제재처분의 승계와 관련 "관련 법령(국민건강보험법 제40조 제1항, 제85조 제1항 및 제3항,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21조 제1항 및 제3항)에는 업무정지처분의 절차가 진행되기 이전에 이미 폐업한 요양기관에서 발생한 위반행위를 이유로 그 요양기관의 개설자가 새로 개설한 요양기관에 대해 업무정지처분을 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요양기관이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자에게 요양급여비용을 부담하게 한 때에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85조 제1항 제1호에 의해 받게 되는 요양기관 업무정지처분은 의료인 개인의 자격에 대한 제재가 아니라 요양기관의 업무 자체에 대한 것으로서 대물적 처분의 성격을 갖는다"라고 봤다.

따라서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자에게 요양급여비용을 부담하게 한 요양기관이 폐업한 때에는 그 요양기관은 업무를 할 수 없는 상태일 뿐만 아니라 그 처분대상도 없어졌으므로 그 요양기관 및 폐업 후 그 요양기관의 개설자가 새로 개설한 요양기관에 대해 업무정지처분을 할 수는 없다"며 업무정지처분이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특히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인이 속임수 등 부정한 방법으로 진료비를 거짓 청구한 때에는 1년의 범위에서 면허자격을 정지시길 수 있고, 이와 같이 요양기관 개설자인 의료인 개인에 대한 제재수단이 별도로 존재하는 이상, 이 사건과 같은 사안에서 제재의 실효성 확보를 이유로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85조 제1항 제1호의 '요양기관'을 확장 해석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처분의 대상이 아닌 다른 요양기관에 대한 처분이어서 위법하다고 판단한 원심의 판단은 업무정지처분의 법적 성격 및 처분대상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보건복지부의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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