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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2명 자살, 사마귀 제거술 급여기준 '논란'

10,370 2017.01.0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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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2명 자살...사마귀 제거술 급여기준 '논란'
- 사마귀 제거 비급여면 진찰도 비급여 '불합리' "심평원 불합리한 급여기준이 자살 근본 원인“
"이번에도 사마귀 제거술인가."

새해 벽두부터 의료계가 비통함에 잠겼다. 지난해 여름, 현지조사 후 스스로 생을 마감한 안산 J원장 사건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방문확인 통보를 받은 후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다 약 보름 전 삶을 등진 강릉 A비뇨기과원장. 특히 안산 J원장과 유사하게 사마귀 제거술이 발단이 된 것으로 알려지며 급여기준 개선 요구에 또 한 번 불이 붙고 있다.

임익강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는 "비급여로 제거한 사마귀라도 의사 진찰료는 급여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이사는 4일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수진자 자격조회 결과 드러난 A원장의 이중청구 의심 건수는 5∼6건이라 들었다. 6건이라도 진찰료는 최대 4만원대"라며 "복지부가 이중청구 4만원에 현지조사를 나오겠는가. 그러니 건보공단은 A원장에게 추가로 자료요청을 하게 된 것"이라 말했다.

이어 "A원장은 가족 간병 등 개인사정으로 방문확인과 자료요청을 거부했다. 이후 의사회 자문을 받고 방문확인 없이 복지부의 현지조사를 받겠다고 했다. 현지조사가 시작되면 최대 3년치 진료분까지 조사한다.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불안이 커져 비극적 선택을 한 게 아닐까"라는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A원장이 이중이나 부당 혹은 착오청구를 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방문확인과 자료제출 거부로, 확보된 내용 없이 수진자 자격조회에만 의존하기 때문이다.

임 이사는 "환자가 치료받은 세부 내역을 잊어버릴 수도 있고, 기억이 잘못됐을 수도 있다. '한번 당해봐라'는 심보로 거짓말을 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며 "사마귀를 진짜로 뗐는지, 아닌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로써는 명확한 게 없다. 이중청구 의심 단계에서 멈춘 것"이라 밝혔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때만 최대 200%까지 급여산정하는 사마귀 제거술 급여기준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사마귀 제거술 급여기준은 '업무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에만 급여하며, 동일 부위에 근접한 2개 이상을 동시에 제거하는 경우 처음 것은 100%, 그 다음 것부터는 50%를 산정하되 최대 200%를 산정한다. 동일부위 범위는 다섯 손가락, 다섯 발가락을 각각 하나의 범위, 손바닥과 손등을 합쳐서 하나의 범위, 발바닥과 발등을 합쳐서 하나의 범위로 한다'고 돼 있다.

임 이사는 "팔이 아파서 온 환자를 진찰하다가 팔등에 난 사마귀를 발견했다고 해보자. 일상생활에는 아무 지장이 없다. 이때 사마귀를 제거하지 않고 진찰료를 청구하면 괜찮고, 사마귀를 제거하고 진찰료를 청구하면 부당청구가 된다"는 아이러니를 말했다.

이어 "의사가 오직 사마귀 하나만 보는 건 아니다. 시진, 문진, 촉진 등으로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를 판단한 후 시행하는 것"이라며 "비급여로 제거한 사마귀라도 진찰료는 급여 인정해야 한다. 사마귀 제거를 비급여로 했다면 처방전도 비급여로 발행하되, 진찰료는 급여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이번 사건은 현지조사나 방문확인의 시스템적 문제가 아니라, 심평원의 잘못된 급여기준에서 비롯됐다. 더 이상은 회원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급여기준을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건보공단 관계자는 "A원장에게 방문확인을 요청했으나 개인사정으로 거부해 자료제출을 요청했다. 일부 보도처럼 '건보공단 직원이 검찰고발 및 1년의 업무정지 처벌을 강조했다'거나 '고압적인 태도로 임했다'는 것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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