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줄줄이 대기중 인 의료악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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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도 줄줄이 대기중 인 의료악법들
- 원격의료법ㆍ의대신설법ㆍ면허취소법 등 계류 중
2017년 정유년(丁酉年)이 4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팍팍한’ 의료계 상황은 새해에도 그다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규제 일변도의 의료악법들이 줄줄이 심사를 기다리고 있어 의사들을 더욱 힘들게 할 전망이다. 20대 국회가 출범한 올해, 리베이트 수수시 징역 3년으로 처벌을 강화해 긴급체포까지 가능하도록 하고, 환자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하며 비급여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지난 1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의료기관의 동의 없이도 자동으로 분쟁조정이 개시되는 일명 ‘신해철법’은 11월 30일부터 시행 중이며, 명찰 착용을 의무화한 법안은 내년 3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새해에는 원격의료법과 성범죄 의사 면허취소법, 의대신설법, 가운착용 의무화법,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병원 선제적 영업정지법 등이 국회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의료계는 규제 일변도의 법안들을 우려하며, 마구잡이식이 아닌 신중한 법안 발의를 당부했다.
▽원격의료법, 대상자 축소해 통과될까
정부는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인 지난 6월 22일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법은 10월 31일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돼 법안심사소위원회로 회부됐으나, 워낙 의견이 첨예한 법안이라 지금까지 법안소위의 논의안건에 오른 적은 없다.
정부는 “의료기술 및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의료기관 외의 장소에 있는 환자에 대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원격의료 서비스가 가능해짐에 따라 의료기관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섬ㆍ벽지에 사는 사람 등에게 원격의료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국민편의 증진과 의료산업 발전을 도모하려는 것이다.”라고 발의 취지를 전했다.
그러나 의사협회는 “원격의료 허용시 동네 일차의료기관의 몰락과 지방 중소병원의 폐업이 가속화 되는 등 의료전달체계의 붕괴가 우려되고, 임상적 유효성ㆍ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 원격의료의 책임 문제와 관련해 환자의 책임이나 장비의 결함 입증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의사들에게 입증책임이 전가될 우려가 있으며, 인터넷을 통한 원격의료는 정보보안과 프라이버시 문제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의사협회는 “노인, 만성질환자 등은 적극적 의료서비스가 필요한 의료취약계층으로, 직접진료를 통한 환자보호가 우선적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정부가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정부안을 고집하지 않고 유연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힌 것과, 최근 정국혼란으로 인한 정부 정책 추진 동력 상실로 당장 법안이 통과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앞서 지난달 7일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김강립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원양어선 선원이나 최전방 장병들을 돌보기 위해서라도 현행법은 적어도 일정 부분에 있어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방향의 개정이 진지하게 논의돼야 한다.”라며, “국민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의료 취약계층의 문제를 해소하는데 법 개정이 의미있게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정부안을 고집하지 않고 개정안 심의에 임하겠다.”라고 말했다.
의료계가 특히 반대하는 부분인 대도시 만성질환자들은 제외하고, 의료취약지 원격의료로 한정해서 통과시키는 방안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전한 것이다.
정진엽 장관도 지난 10월 31일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대상기관을 동네의원으로 국한한다는 점은 개정안에도 명시했고, 여러차례 같은 입장을 천명한 바 있지만, 정 의심스럽다면 GP 등 정말 취약지로 그 범위를 한정해서라도 논의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성범죄 의료인 면허취소 통과 유력?
성범죄시 의사면허를 취소하고, 재교부를 제한하는 등 의료인 면허관리체계 강화를 담은 법안은 의료계가 강하게 반대하지만, 복지부와 국회 전문위원실이 찬성입장이라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새누리당 강석진 의원은 지난 10월 4일 의료행위를 수행하는 중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제1항의 성폭력범죄 또는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제2호의 아동ㆍ청소년대상 성범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경우 복지부장관이 그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이 경우 면허가 취소된 날부터 10년의 범위에서 재교부를 금지하도록 하며, 의료인의 신체적ㆍ정신적 질환에 대한 신고의무를 부여하며 재판 확정 전이라도 자격정지처분을 할 수 있는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 법은 지난 10월 31일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 상정돼 법안소위로 회부됐지만, 아직 소위에서 논의된 적은 없다.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도 지난 8일 국회에서 성범죄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하고, 재교부를 제한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해 강석진 의원안과 통합심사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보건복지위 전문위원실은 강석진 의원안 중 성범죄 의료인 면허취소 조항에 대해 “성범죄를 저지르는 의료인을 엄격하게 제재한다는 점에서 그 필요성에 공감할 수 있다.”라며, “과잉처벌이라는 일부 지적이 있으나, 개정안은 범죄행위의 유형 및 사유, 위반의 정도, 횟수 등을 고려해 10년의 범위에서 면허의 재교부를 제한하려는 것으로 사안에 따라 면허 재교부 기간을 달리한다는 점, 의료행위 중 성범죄를 저지른 의료인을 엄격하게 제재할 필요가 있다는 사회적 요구 등을 감안할 때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판단했다.
복지부 역시 “비윤리적 진료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국민을 보호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라며, 수용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의사협회는 “이미 정부는 현행 의료법상 품위손상행위 중 하나인 ‘비도덕적 진료행위’로서 자격정지 행정처분을 집행하고 있으며, 과잉입법의 소지가 있다.”라며, “개정안과 같이 면허취소사유로 신설함은 부당하다.”라고 지적했다.
의료인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최초로 면허를 받은 후부터 3년마다 그 실태와 취업상황 및 ‘신체적ㆍ정신적 질환’ 등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신고하도록 한 조항에 대해서도 전문위원실과 복지부는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치과의사협회는 반대의사를 밝혔다.
한편,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새누리당 박윤옥 의원이 유사한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임기만료로 폐기된 바 있다.
또한, 복지부는 지난 3월 발표한 면허관리제도 개선안을 통해 ▲수면내시경 등 진료행위 중 성범죄로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비도덕적 진료행위 ▲장기요양등급을 받는 등 건강상 진료행위가 현격히 어려운 경우 등에는 의료법 개정을 통해 의료인 면허를 취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복지부는 후속조치로 지난 9월 23일부터 11월 2일까지 의료인의 면허신고 요건을 강화하고, 비도덕적 진료행위의 처벌을 강화하는 등 의료인 면허관리제도 개선안을 담은 의료법 관계 시행령 및 시행규칙, 행정처분관계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와 관련, 의사협회는 국회 검토의견서 서두에 정부와 관련 제도를 협의중인 점을 전제하며, 협의 결과를 존중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가운착용법은 통과 가능성 낮아
일명 ‘가운착용 의무화법’은 의료계 뿐 아니라 보건복지부도 과잉입법을 우려하며 난색을 표해 향후 통과가 불투명해 보인다.
이 법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신경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 7월 1일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으로, 10월 31일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는 상정됐지만 아직 법안소위에서는 논의되지 않았다.
개정안은 의료기관의 장이 병원감염으로 인한 질병의 발생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의료기관 내에서 사용하는 물품 중 감염의 매개가 될 우려가 있는 물품으로써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물품의 소지ㆍ이동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의료인은 의료기관 장의 조치 내역을 준수하도록 했다.
하지만 복지부와 의료계는 모두 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복지부는 검토보고서를 통해 “개별 감염원인과 관리방안에 대한 고려 없이 감염 매개물품의 소지ㆍ이동 제한 자체를 법률로 규정하는 것은 과잉입법의 소지가 있다.”라며, 법안 수용이 곤란하다고 밝혔다.
대한병원협회도 “개정안의 취지에는 공감하나, 개정안에 따를 경우 수범자 및 관계자에 대한 금지 행위 예측이 곤란하고, 오염된 의복과 의료기관 감염발생간의 상관관계 등 구체적인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다.”라고 지적하고, 개정안에 따른 조치는 현행 ‘의료법’ 및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시행 가능하므로 현행을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역시 “의료기관 내에서 사용하는 물품 중 감염의 매개가 될 우려가 있는 물품의 이동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기존의 법령이 있으며 의료기관은 이에 따라 관리하고 있으므로 개정안은 불필요하다.”라며, “감염성 질환이 있는 환자들이 무단으로 병원 밖을 출입하는 행위에 대한 단속을 하는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역설했다.
보건복지위 전문위원실은 의료기관의 장이 소지ㆍ이동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는 물품을 ‘의료기관 내에서 사용하는 물품 중 감염의 매개가 될 우려가 있는 물품으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물품’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의료기관 내에서 사용하는 물품은 주사기 등 의료용품, 가운ㆍ환자복 등의 의복, 의료장비ㆍ시설 뿐만 아니라 각종 비품 등 그 범위가 매우 넓다고 지적했다.
또, 개별적인 감염원인 등을 고려하지 않고 감염 매개 우려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물품의 소지ㆍ이동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것은 과잉입법의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전문위원실은 “개정안은 병원의 의사나 간호사가 의사 가운, 수술복, 진료복 등을 입고 병원을 출입함에 따른 감염 우려를 방지하기 위해 발의된 만큼, 소지ㆍ이동을 제한하는 물품의 범위를 의료인 등이 의료행위를 하면서 착용하는 위생복이나 신발 등으로 한정하는 방안이나, 의료기관의 장이 감염관리를 위해 의료인, 환자 등이 협조해야 할 사항을 정해 이를 준수하도록 권고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검토할 수 있다.”라고 제언했다.
한편, 현행법상 감염의 매개가 되는 물품의 소지나 이동을 직접적으로 제한ㆍ금지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다만, 병상이 200개 이상인 병원 및 종합병원으로서 중환자실을 운영하는 의료기관은 감염 예방을 위한 ‘감염관리위원회’ 및 ‘감염관리실’을 설치ㆍ운영하도록 하고, ‘병원감염예방관리지침(보건복지부)’, ‘의료기관세탁물 관리규칙(보건복지부령)’ 등은 가운, 오염세탁물 등 감염 매개 우려가 있는 의복 등에 대한 일반적 관리지침을 두고 있다.
또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보건복지부장관 및 지방자치단체장은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감염병 전파의 매개가 되는 물건의 소지ㆍ이동을 제한ㆍ금지하거나 그 물건에 대해 폐기ㆍ소각 또는 그 밖에 필요한 처분을 명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의대 신설법 3개나 발의됐는데…
19대 국회 후반기 보건복지위를 뜨겁게 달궜던 의대 신설법은 20대 국회에서도 세 건이나 재발의돼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먼저 국회 국방위원회 이정현 의원(새누리당)은 지난 7월 11일 ‘국립보건의료대학 및 국립보건의료대학병원의 설치ㆍ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 공공보건의료 전문 의료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국립의대를 설립해 의료취약지 등 공공보건의료 및 군 의료 분야에서 장기간 근무할 공공보건의료인력을 양성하도록 했다.
이 의원은 19대 국회인 지난해 5월 19일에도 동일한 법안을 발의, 올해 2월 상임위인 보건복지위 법안소위에 상정됐지만, 여야 의견이 엇갈리며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폐기된 바 있다.
또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박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도 19대 국회 당시와 유사한 내용의 ‘국공립 공공의료전담 의과대학 및 병원의 설치ㆍ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9월 2일 발의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새누리당 윤한홍 의원(경남 창원시마산회원구)도 지난 19일 발의한 ‘창원산업의료대학 및 창원산업의료대학병원의 설치ㆍ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통해 창원산업의료대학과 창원산업의료대학병원을 설치해 산업의료 분야에 장기간 복무할 산업의료인력을 양성하고 산업재해에 따른 치료ㆍ재활 등을 수행하도록 했다.
이는 19대 국회 당시인 지난해 12월 새누리당 박성호 의원(경남 창원시의창구)이 발의한 법률안과 동일하다. 두 의원은 창원지역 의료 인프라의 열악함을 호소하며 법안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모두 지역구가 창원시에 위치해 있어 ‘지역구 민원’이라는 지적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는 의대 신설에 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이다. 의료취약지 의사 부족 문제를 의대신설로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직선제 산의회는 “산부인과 의사가 없는 지역을 해결하기 위한 공공의대를 신설해 산부인과 의사를 의료취약지에 밀어 넣는 것만으로 해소될 것이라는 되는 것은 탁상행정의 전형이다.”라고 꼬집었다.
직선제 산의회는 “산부인과의 특성상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필수의 고가 장비와 시설, 긴급한 상황 발생시 응급 수혈, 응급수술이 가능한 마취과 의사, 분만직후 응급으로 발생하는 신생아 가사상태에 대한 소아과 의사 등 제대로 된 응급진료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라고 주장하며, “공공의대를 신설하는 예산이 있다면 그 예산은 산부인과를 포기하고 타과 진료로 전전하는 기존 산부인과의사가 산부인과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산부인과 지원을 높이는 효율적인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김형수 건국의대 교수(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도 지난 15일 열린 ‘제3회 공공의료포럼’에서 “의대신설은 단편적인 인력수급 조절 정책에 불과하다.”라며,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반적으로 특정 지역에 의과대학을 설립하기 위한 편법으로 활용될 수 있어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낭비적이면서 의료의 질적 향상에도 기여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무엇보다 의료취약지에서의 의료 인력에 대한 근무 여건(보수, 의료시설, 근무환경 등)에 대한 개선 혹은 인센티브가 주어지지 않는 한, 어떤 교육체계를 도입하더라도 의료취약지에 의사인력을 유지하기 위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제언했다.
▽미용기기법, 또 다시 의료계 괴롭혀
18대와 19대 국회에서 의료계를 괴롭혔던 미용기기를 별도로 지정하는 법안이 20대 국회에서도 추진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김기선 의원(새누리당)은 지난 2일 이 같은 내용의 ‘공중위생관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은 “전 세계적으로 미용을 목적으로 하는 여러 기기들이 활용되고 있어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는 인증과 같은 절차를 거치면 미용 목적 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미용기기와 관련된 규정이 없다.”라며, “현재 대부분의 피부미용업소가 무면허 의료행위로 처벌 받을 위험을 감수하면서 고ㆍ저주파 자극기 등의 의료기기를 사용해 영업을 하고 있는 등, 미용기기의 사용에 혼란이 있는 상황이므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8대 국회에서도 이 같은 내용의 ‘미용산업 육성을 골자로 하는 미용사법(새누리당 신상진 의원),’ ‘이용업법(손범규 전 새누리당 의원)’, ‘뷰티산업진흥법’(이재선 전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됐지만 의료계의 강한 반대로 폐기된 바 있다.
하지만 19대 국회에서 또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일반미용업, 피부미용업, 네일미용업, 메이크업업 등 미용업을 세분화해 안전성이 입증된 미용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공중위생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19대 국회 막바지인 지난 4월에는 ‘규제프리존법’’을 통해 피부미용사 등에게 미용기기를 우회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이 추진돼 논란이 야기되기도 했다.
당시 의료계는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는 등 강하게 반발해 관련법 처리를 막았지만, 20대 국회에서도 또 다시 같은 법안이 발의돼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의료기관, 선제적 영업정지
일회용 의료기기 재사용이 의심되는 의료기관은 선제적으로 영업정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도 발의돼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 의원(새누리당)은 지난달 29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일회용 의료기기 재사용 의심기관으로서 감염병의 ‘전파 가능성’이 상당히 있는 경우, 선제적으로 의료업을 정지시킬 수 있도록 의료법에 근거 규정을 마련했다.
김승희 의원은 “현행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7조에 따라 보건복지부장관이나 지자체장은 감염병이 유행하면 감염병 전파를 막기 위해 영업정지를 할 수는 있으나, 실제 C형 간염의 경우 대부분 일회용 의료기기 재사용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고, 감염병 ‘유행’에 이를 상황이라고는 보기 어려웠다.”라며, “그러나 일회용 주사 의료용품을 한 번 사용한 후 다시 사용하는 등의 사유로 감염병이 ‘전파될 가능성’이 있을 때에는 국민의 건강 보호와 안전을 위해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해당 의료기관의 의료업을 정지시킬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과도한 규제라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복지위 소관은 아니지만 여당이 경제활성화 명목으로 19대에 이어 20대에서 추진하는 서비스법과 규제프리존법도 우려의 대상이다.
한편, 보건복지위 법안소위는 12월 임시국회에서도 ▲부정청구 의료기관 공표범위 확대(기동민ㆍ윤소하 의원) ▲심평원 의약계 추천 비상임이사 김축(김상훈 의원) 등, 의료계가 반대하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을 심사했으나, 각각 관련 연구용역 진행중과 의약계 단체 합의를 이유로 2월 임시국회로 심사가 연기됐다.
그나마 건보법 개정안 중 의료계가 찬성하는 ▲의료기관 단전단수 금지(전현희ㆍ박인숙 의원) ▲노인정액제 개선(최연혜 의원)은 12월 임시국회 법안소위 심사목록에서 제외돼 내년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의료계 “마구잡이식 입법 안돼”
쏟아지는 의료악법들과 관련해 의사들은 국회의원들의 마구잡이식 입법을 비판했다.
국회 사정에 정통한 의료계 관계자는 “19대 국회에는 김용익 의원이 컨트롤타워를 해줬는데, 20대는 그런 역할을 할 국회의원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보건복지위 전문위원실에서도 국회의원들이 너무 각개전투한다고 불만이 많더라.”면서, “정말 말도 안되는 법률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라고 전했다.
다른 의료계 관계자도 “야당에서 자꾸 의료악법들이 나오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다. 여당 역시 국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원격의료를 재추진하는 것은 너무 국민정서와는 동떨어진 행보다.”라고 비판했다.
다만, “대선정국을 앞두고 있는데 야권이 큰 힘을 발휘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야권도 좀 더 책임성 있는 모습으로 법률을 만들지 않을까 기대하는 수 밖에 없다.”라고 토로했다.
의사협회는 인력 보강을 통해 새해에는 좀 더 최선을 다해 대국회 업무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김주현 의사협회 대변인은 지난 2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비록 올해 리베이트 처벌 강화법이나 설명의무법이 통과되긴 했지만, 원격의료법과 의원급 의료기관의 비급여 공개법 등은 막아냈다.”라며, “새해에도 열심히 해야 한다는 기조는 변함없다.”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특히 대외협력이사를 한 명 더 보강했다고 강조하며, 열매를 맺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어 “국회 야당 전문위원도 수가가 낮은 문제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일정부분 야당과 의료계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라며, “노환규 회장 집행부 당시 열심히 해서 야당과 관계 형성이 매우 잘 이뤄졌고, 그에 대한 열매를 이제 얻을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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