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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의원 초진료 1만5350원···노인정액제 개선 불가피

9,508 2017.06.02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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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의원 초진료 1만5350원···노인정액제 개선 불가피
의료비 경감 제도 취지 역행, 醫 "법 개정 총력 다할 것"
  
내년부터 의원급 의료기관 초진 진찰료가 1만5350원으로 인상됨에 따라 노인외래정액제가 무용지물이 되게 됐다. 숙원 사업인 노인정액제 개선에 대한 의료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대한의사협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1일까지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내년 1월부터 적용되는 의과의원 환산지수를 전년(79.0원) 대비 3.1% 인상된 81.4원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내년 의원 초진료는 올해 1만4980원에서 450원이 올라 1만5350원이 된다. 노인외래정액제 기준 금액인 1만5000원을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노인정액제란 노인이 의원에서 진료를 받은 후 총 진료비가 1만5000원 이하로 나오면 1500원만 내고, 1만5000원에서 10원이라도 초과하면 진료비 총액의 30%를 지불해야 하는 제도다.

노인 의료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게 도입 목적이지만 실효성을 상실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01년 이후 17년 동안 단 한 번도 기준액이 바뀌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진료비는 매년 상승하는 데다가 노인들은 대부분 복합 질환을 가지고 있어 제도 혜택을 보기가 쉽지 않다.

실제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에 따르면 1500원만 내는 환자 비중은 2012년 77.3%에서 2015년 66.3%까지 10%p 감소한 반면 진료비의 30%를 내는 노인 환자는 증가했다. 그만큼 노인들의 진료비 부담이 커졌다는 의미다.

재진료는 정액구간 이내지만 내년 초진료는 이미 1만5000원을 초과하기 때문에 대다수 노인들은 예전과 같은 진료를 받고도 최소 4605원 이상을 내야 한다. 노인 의료비 경감이라는 제도 취지가 무색해 진 상황이라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회에는 노인정액제를 개선하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는 상태다. 자유한국당 최연혜 의원과 바른정당 박인숙 의원의 안이다.

최 의원은 노인정액제를 법제화 하고 기준 금액과 부담 금액을 수가 인상률과 물가상승률과 연동하는 안을 냈다. 박 의원 개정안은 정액제 법제화와, 기준 금액을 1만5000원에서 2만원으로 상향하고, 이를 넘지 않으면 총 진료비의 10%를, 20% 이상인 경우 20%를 부담토록 했다.

보건복지부와 박인숙 의원 안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재정 부담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석영환 수석전문위원은 "앞으로 5년 간 1조원 이상의 재정이 소요되고, 보장성 우선 순위 측면에서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법 개정보다 사회적 합의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논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대한의사협회는 노인정액제 개선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의협 추무진 회장은 "국회에 정액제 개선과 관련한 법안이 입법 발의돼 있다. 법 통과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며 "앞으로 안정적으로 적정의료를 행할 수 있는 의료 환경이 마련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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