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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의사면허취소(결격사유), 변협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

8,866 2018.04.2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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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의사면허취소(결격사유), 변협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

 

의사는 강간 · 살인해도 면허 취소 안 된다?

형사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 선고 시 면허 취소해야

"현행 의료법 규정상 의사는 사체 유기 · 성범죄 · 강간을 저질러도 의사 면허가 유지된다."

 

27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의사의 형사범죄와 면허 규제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 심포지엄에서 발제한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변협) 강현철 인권위원이 이같이 지적했다.

 

우리나라 전문직 대부분은 형사범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를 전문자격의 결격사유 · 등록취소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의사 · 치과의사 · 한의사 등의 의료인의 경우 ▲허위진단서 등의 작성 ▲위조사문서 등의 행사 ▲낙태 ▲업무상비밀누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의료비 부당 청구 ▲면허증 대여 ▲리베이트 취득 등을 위반해 금고이상 형을 선고받은 경우만을 결격사유 · 면허취소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업무상 과실 치사와 강간죄, 사체유기 등은 면허 취소 대상이 아니며, 성범죄자도 의대진학과 면허 취득에 제한이 없다.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면허가 취소된 경우에도 면허를 다시 발급받을 수 있다.

 

강 위원은 "'윤리'를 의료인을 비난하고 옥죄는 하나의 구실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의료인에게 요구되는 윤리는 개인적 윤리가 아닌 직업적 윤리이다."라면서, "의료인은 단순한 자영업자가 아닌 환자 생명 · 건강을 구하고 국민 건강을 증진하는 전문직이며,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의 타 전문직에 못지않은 직업윤리가 요구된다. 이는 이미 의사윤리 강령 및 의사윤리 지침을 통해 의료인에게도 수용돼 있다."라고 강조했다.

 

타 전문직처럼 형사범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를 자격의 결격사유 및 등록취소 사유로 규정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 작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변협 박호균 인권위원은 2000년 의료법 개정 이전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은 "의료행위에 대한 독점권이 의료인에게 부여돼, 의료인이 의료사고로 환자를 사망케 하거나 일반 형사범죄를 범하더라도 의료인 면허에는 지장이 없다."라면서, "2000년 의료법 개정 이전에는 의료인이 업무상과실치사나 일반 형사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을 경우 면허를 취소할 수 있었다. 일본, 독일, 미국 등의 선진국에서는 의사가 벌금형 정도의 형사처벌을 받더라도 면허취소나 3년 이내 의료업 정지 처분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박 위원은 "변호사, 회계사, 공무원 등 타 전문직의 경우 형사적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자격이 취소되는 형태의 법률 규정을 두고 있지만, 의사의 경우 일반 형사범죄나 각종 특별법 위반 등으로 금고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더라도 의사 면허에 영향이 없는 법률 형태를 유지한다."라면서, "이 같은 상황을 다수 국민에게 알리고 공감대를 확인해 의료법을 적극적으로 개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일부 의료인들의 불안감에 대해서는 "향후 의료법 개정으로 면허취소 처분이 돼도 일정 기간 경과 후 면허 재교부가 가능하다. 지나친 규제라는 막연한 비판은 옳지 않다."라고 했다.

 

박 위원은 어떤 법규 위반이든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지 않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자'를 결격사유로 규정하고, 현행 필수적 면허취소 제도를 '임의적 면허취소'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한편, 이날 토론에서 단국대학교 법과대학 이석배 교수는 독일의 직업금지명령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독일에서는 직무수행과 관련한 위법한 범행이 있는 경우 1년 이상 5년 이하 기간 직업수행을 정지하거나 영구히 금지할 수 있도록 직업금지명령제도를 두고 있다."라면서, "직업금지명령은 피고인인 의사가 자신의 직업적 지위를 남용하거나 중대한 의무위반으로 범죄를 저질렀고, 의사로서 직업을 계속 수행하는 경우 중대하고 위법한 범죄를 저지를 위험이 존재한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며, 여기서 위험은 의사 직무와 특별한 관계가 있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직업금지명령은 비례성 원칙에 합치해야 하며, 일정한 행위만을 금지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사기적 급여 과다청구로 유죄판결을 받은 개원의의 경우 개원만을 제한할 수도 있으며, 이 경우 봉직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 교수는 "직업금지명령은 직무수행만을 금지하고 면허 자체는 유지되기 때문에, 이와 별개로 면허주무관청은 자체 결정위원회에서 직업금지명령을 받은 자의 면허를 취소 · 철회 · 정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채근직 변호사는 "변호사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지 않았거나 집행받지 않기로 확정되고 나서도 5년간 결격이지만, 의료인 결격사유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되기만 하면 즉시 해소된다는 점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라고 말했다.

 

변호사의 결격사유로 규정된 집행유예, 선고유예 등도 의료인에게는 결격사유가 아님을 지적했다.

 

박호균 인건위원이 주장한 의료인 결격 사유 개정안에 대해서는 반대 의사를 표했다.

 

채 변호사는 "의료인의 윤리성이 변호사, 공인회계사, 세무사 등의 윤리성보다 약해도 괜찮다는 근거를 찾을 수 없다. 의료인 특유의 결격사유인 의료법 제8조 제1호(정신질환자)와 제2호(마약 등 중독자)를 제외한 나머지는 변호사법에 나와 있는 변호사의 결격 사유를 그대로 옮겨야 한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이 수용하는 결격 사유를 의료인이 수용 못 할 이유가 없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결격사유는 말 그대로 자격이 없는 것이다. 자격이 없는데 면허가 유지되는 건 논리가 맞지 않는다. 변호사의 경우 결격사유가 발생하면 등록심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대한변회사협회장이 등록을 취소한다. 어떤 변호사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받아 결격사유가 발생했는데, 등록심사위원회가 등록취소 안건을 가결시킨 경우 그 변호사는 변호사 활동을 할 수 없다."라면서, "결격사유는 위 형이 확정된 순간 발동되며, 변협 등록심사위원회는 해당 변호사에게 결격사유가 발생한 것이 맞는지 확인 절차를 이행하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의료법상 결격사유 발생 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면허취소를 하는 것도 당연한 것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했다.

 

채 변호사는 "이런 결격사유 확인적 면허취소를 임의로 바꾸는 것은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의료소비자소비연대 강태언 사무총장은 "우리나라는 의료인이 동료 잘못을 바로잡지 않는 경우가 있어도 그에 대한 법적 제재가 전무하기 때문에, 동료의 잘못된 시술을 묵인하는 경향이 있다."라면서, "고귀한 생명을 다루는 의사에게는 타 전문직보다 더 높은 도덕성 · 사명감이 요구된다. 그러므로 형사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자격의 결격사유나 면허 취소 사유로 규정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이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강 총장은 "환자, 의료소비자가 병 · 의원을 선택하거나 진료 의사를 선택할 경우 면허 관련 정보뿐만 아니라 의사의 병력정보나 형사범죄 관련 정보를 살피고 결정할 수 있도록 이력 정보 제공을 의무화하는 규정 신설이 필요하다."라면서, "현재 의사윤리강령은 국가에서 제정한 것이 아니라 의사들의 이익집단인 대한의사협회에서 제정한 것으로, 의사 · 의료계 책무를 모두 포섭하지 못하고 있고, 화자에 대한 최선의 진료, 능력 보장, 도덕성 일부에 대해서만 다루고 있으며 내용도 빈약하다. 의료소비자의 권익을 아우를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의사윤리강령 제정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오성일 서기관은 "복지부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의료계 입장을 충분히 경청할 필요가 있으나 오늘 발제자와 토론자 대부분이 법조계 인사로 구성돼 있어서 정부 입장을 결론지어 말하기 어렵다."라고 입을 열었다.

 

오 서기관은 법 규율 시 ▲형사처벌 · 행정처분 간 경계성 ▲타 전문직과는 다른 의사 직업의 특수성 ▲의료법 개정 시 사회가 얻을 이익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오 서기관은 "의사는 사회적 존경을 받는 직업으로, 환자 입장에서는 의사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맡긴다. 의사가 가지는 사회적 책무는 타 전문직과는 다르게 특수성을 가진다. 사람의 몸에 직접 손을 대는 부분이 타 전문직과 다르다."라면서, "의사 규제를 강하게 했을 때 소극적 · 방어적 진료, 특정 진료 과목 기피 등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오늘 거론된 의사 범죄 행위가 살인, 강도, 강간 등이었는데 의료 현장에서 발생하는 범죄 대부분은 업무상 과실치사이다. 범죄 종류에 따라서 개별적으로 봐야 할 부분도 있다. 앞으로도 논점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며, 향후에도 이러한 논점을 공유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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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 면허규제, 변협 “협회 공식입장 아냐” 해명, 환자단체 반발
- 변협 “협회 공식입장 아냐” 해명에 이번엔 환자단체 반발

의료인 면허규제를 두고 전문가단체인 의사협회와 변호사협회를 비롯해 환자단체연합까지 가세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달 27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ㆍ권미혁 의원과 대한변호사협회 공동주최로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변호사나 법무사, 공인회계사 등 다른 전문직처럼 형사범죄로 금고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의료인은 면허를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날 토론회에서 변협 인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호균ㆍ강현철 변호사는 주제 발제를 통해 “다른 대부분 전문직처럼 형사처벌을 받은 의료인 역시 면허 취소 또는 정지를 해야 형평성에 맞는다. 의료법에 의사면허 결격 사유 및 등록 취소 사유를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변협 인권위원회가 국회에서 의료인이 형사범죄로 형사처벌을 받더라도 의료인 면허에는 영향이 없는 현재의 법률 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의료법 등 관련 법률의 개정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를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의료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중증질환자를 기피하고, 방어진료를 양산하고, 외과나 산부인과 등 의학의 핵심 영역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작용해 결국 전공의 지원 기피라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주장이다.

최대집 의사협회장도 “의료사고를 이유로 의사면허 취소하려면, 강제지정제을 철폐하고 의사의 의료행위 중단 및 진료거부권도 신설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후 김현 변호사협회장이 지난 4일 의사협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의료사고를 이유로 의사의 면허를 취소해야 한다는 것은 변협의 공식입장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김현 변협회장은 이날 “법학의 특성상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고, 변협은 다양한 회원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구조이다.”라면서, “심포지엄을 공동으로 주최했지만 의료사고를 이유로 의사의 면허를 취소해야 한다는 것은 변협의 공식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은 의사협회의 보도자료 배포로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그러자 이번엔 환자단체가 변협회장의 발언과 의협의 행보에 문제를 제기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대표 안기종)는 지난 11일 성명을 통해 “의료계의 변협에 대한 비난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변 회장이 임원들을 대동하고 의협 회장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의협 회관을 방문한 것이 시의적절 했는지 의문이다.”라고 꼬집었다.

또한, 이러한 자리에서 변협 인권위원회가 국회의원들과 공동으로 문제 제기한 형사범죄 의료인에 대한 면허 규제 아젠다에 대해 변협 회장이 “변협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의협 회장에게 한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환연은 “변협 인권위원회와 국회의원들의 형사범죄 의료인에 대한 면허 규제 필요성 주장과 규제의 이해당사자인 의료계와 의협 회장의 반대 주장은 자연스럽고, 사회적 공론화 과정에서 전문가 그룹과 이해당사자 그룹의 열띤 주장과 반박은 오히려 긍정적인 모습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변협 회장이라면 ‘형사범죄 의료인에 대한 면허 규제 관련 변협 인권위원회 제언에 대해 앞으로 의협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청취하겠다’ 정도로 발언해도 문제가 없을텐데, 굳이 ‘변협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의협 회장 취임 축하 자리에게 한 것은 우리나라 변호사를 대표하는 변협의 수장으로서 적절한 처신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환연은 “이를 본 국민과 환자들이 형사범죄 의료인에 대한 면허 규제 아젠다에 대해 변협이 의협에 백기를 든 것으로 생각하지 않을지 우려스럽다.”면서, “변협 회장의 이러한 발언 내용을 언론사에 배포해 국민과 환자들의 공분을 사게 만든 의협의 행보 또한 실망스럽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연은 “살인죄, 강도죄, 강간죄 등의 형사 강력범죄나 특정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의료인이나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반복적인 의료사고로 다수의 환자들에게 사망ㆍ중상해 등을 입혀 형사처벌을 받은 의료인에 대한 면허 규제도 불필요한 것인지에 대해 변협과 의협에 묻고 싶다.”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이러한 문제점을 변협 인권위원회가 인식하고 국회에서 심포지엄까지 개최해 사회적 공론화 과정 중에 있는데 국민과 환자들의 인권 옹호 대변자 역할을 해야 할 변협 회장이 오히려 이러한 사회적 논의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환연은 “국회 심포지엄에서 제언된 내용 중에서 변협 내부 회원들의 이견이 있다면 사회적 논의를 진행하면 된다. 형사범죄 의료인에 대한 면허 규제 아젠다가 사회적 논란이 된 이상 변협은 이에 관한 공식 입장을 조속히 밝혀야 한다.”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