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반발에 당황한 복지부 "진단서 고시 개선 검토"
짧은주소
본문
의협 반발에 당황한 복지부 "진단서 고시 개선 검토"
- '의료계 의견수렴 후 개선 신중 검토' 입장 밝혀 "의료계·환자·소비자단체와 협의 거쳤다" 항변
제증명수수료 제한 고시에 대한 의료계의 강한 반발에 보건복지부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고시 행정 예고 기간 동안 수렴되는 의료계 의견을 세밀히 살펴, 개선이 필요한 점은 개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27일 진단서 등 의료기관이 발급하는 30항목의 제증명수수료 상한액을 정한 고시를 행정 예고했다. 해당 고시는 의견수렴 등을 거쳐, 오는 9월 2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진단서 수수료 상한액은 1만원으로 정해졌으며, 각종 증명서 수수료 발급비용은 최저 1000원에서 최고 10만원으로 정해졌다. 이는 수수료 발급비 상한액을 각 증명서 발급비 조사 결과의 중앙값으로 정해야 한다는 의료계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고, 최빈값으로 정한 결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고시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고시 수정 또는 철회 및 원점에서 재논의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의협은 보건복지부가 고시를 그대로 시행할 경우 행정소송은 물론 헌법소원 등을 제기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관계자는 28일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제증명수수료 상한액 결정 과정과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먼저 의료계의 강한 반발에 난색을 보였다. 보건복지부가 독단적으로 제증명수수료 상한액을 결정한 것이 아니라 환자단체와 시민단체는 물론 의료계와도 협의해 결정했는데, 의료계가 강하게 반발하는 것이 당혹스럽다는 것이다.
그는 "27일 고시가 행정 예고된 이후 (전국 의사들로부터) 많은 (항의) 전화를 받았다"면서 "전화민원의 상당수는 개원의들에게서 온 것이었는데, 내용은 '보건복지부가 뭔데 (제증명수수료를) 얼마 받을지 결정하느냐는 항의였다"라고 전했다.
이어 "법의학을 하는 의사들이 사체검안서 증명서 발급비 상한액이 현실에 맞지 않게 너무 적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고시에선 3만원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사체검안서 역시 상해진단서와 마찬가지로 민감한 상황의 경우 사체검안서 작성 후 경찰서에 출두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 이런 의견에 따라 개선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의견을 주는 의사들에게 기탄없이 의견을 개진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취합된 의견을 토대로 개선이 필요한 사안을 신중히 검토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제증명수수료 상한액 고시 결정 과정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 의료계와 두 차례 협의했고, 환자단체·소비자단체와도 협의했다. 그 후에 비급여정책협의체에 정식으로 안건을 올려서 협의했다. 그때까지도 명확한 답은 없는 상태였다"면서 "그럼에도 상한액 기준을 정해야 했고, 보건복지부가 3600여 개의 전국 병원급 의료기관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제증명 항목별 수수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특히 "조사 결과, 항목별 최고 비용과 최저 비용 그리고 중앙값과 최빈값을 산출할 수 있었다. 각 수치는 지난 2014년도 보건복지부가 제증명수수료 가이드라인을 만들려고 연구용역을 한 결과와 별 차이가 없었다"면서 "30개 항목 중 3개 항목을 제외한 항목의 중앙값과 최빈값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래서 원칙대로 최빈값을 상한액으로 정했다. 나머지 3개 항목은 두 값에 차이가 커, 중앙값을 상한액으로 정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료법에 현황조사 분석 결과를 고려해 수수료를 정하라고 규정돼 있다. 최고치로 설정하면 수수료 기준 설정 의미가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2005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증명수수료 기준을 정하는 것은 담합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는 "당시 공정위가 제동을 건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법적 근거가 없는데 보건복지부 장관이 자율기준을 마련하면 안 된다는 의미였다. 이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자율기준을 마련할 수 있는 위임 기준이 담긴 전혜숙 의원의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면서 "이에 따라 후속 조치를 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공정위와도 협의했는데, 공정위도 의료법에 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에, 담합과는 상관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도 했다.
의료계의 법적 대응 경고에 대해서는 "의협이 소송을 제기하면 검토할 사안"이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다만 근거법이 있는 만큼 행정소송은 맞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댓글목록
대피연님의 댓글
▶의료계 이의제기 통했다...2차 상대가치 수정
복지부, 고시 시행 하루 앞두고 검체검사 가산율 조정
의원급 수가 산정기준 별도 분리...의료계 요구 수용
보건복지부가 2차 상대가치 개편 관련 고시 시행일인 7월 1일을 하루 앞두고 의료계의 요구를 전격적으로 수용해 고시 내용을 수정했다. 내과계를 중심으로 의료계가 요구한 검체검사 상대가치 점수를 조정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0일 수술·처치, 기능검사의 상대가치 점수를 인상하고 검체·영상검사 상대가치 점수를 인하하는 것을 골자로 한 '용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일부 개정 고시안'을 공표·시행했다.
그런데 기존에 발표 예정이었던 고시안 내용에서 검체검사 관련 상대가치 점수가 재조정됐다. 의료계의 수정 요구를 수용한 결과다.
보건복지부가 2차 상대가치 개편 고시 시행을 예고하자, 대한의사협회와 내과계를 비롯한 의료계는 검체검사 수가 인하 등 방침에 대해 반발하며, 2차 상대가치 개편 시행 보이콧을 선언했다.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빈번하게 이뤄지는 간기능 검사(AST), 콜레스테롤 검사, 헤모글로빈 검사 수가가 각각 11%, 9%, 6.1% 인하되는 내용이 고시안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해당 검사 수가가 향후 4년에 걸쳐 지속해서 인하하는 내용도 있는데, 특히 간기능 검사 수가의 경우 최대 44%의 수가가 인하되는 내용도 포함됐다.
관련 고시안이 공개되자 의협, 내과계 등 의료계가 고시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불수용 견해를 밝혔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는 검체검사 수가 인하 폭이 예상외로 큰 점 등을 지적하면서 2차 상대가치 개편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결의문을 통해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에 당황한 보건복지부는 의료계의 요구를 수용하는 해결책을 택했다. 최대 1조원의 건강보험 재정이 소요되는 검체검사 수가 조정을 의료계가 수용하지 않을 경우 2차 상대가치 개편 시행 자체에 차질이 발생할 것을 우려한 고심의 결과로 분석된다.
보건복지부는 결국 진단검사 분야 등급별 가산율 적용기준을 분리하는 내용의 고시안을 발표했다. 의원과 병원, 종합병원 모두 일괄적인 기준을 적용하던 기존 방식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가 산정 기준을 별도로 분리한 것이다.
수가 적용 기준을 숙련도, 우수검사실, 전문인력 평가점수 합산 점수에 따라 등급을 산출해 등급별로 수가를 차등화하는 방식은 유지하지만, 등급별 점수 기준은 조정됐다.
일반기관, 전문수탁기관, 교육이수기관 등은 ▲1등급(90점 이상)→4% 가산 ▲2등급(80~89점)→3% 가산 ▲3등급(60~79점)→2% 가산 ▲4등급(20~59점)→1% 가산 ▲5등급(20점 미만)→ 가산 없음 등으로 조정됐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등급별 가산율은 같지만 ▲1등급(80점 이상) ▲2등급(60~79점) ▲3등급(40~59점) ▲4등급(20~39점) ▲5등급(20점 미만) 등으로 인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