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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총무이사 화장품범 시행규칙 관련 의협신문 인터뷰

4,989 2017.05.24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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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의사가 화장품 오남용까지 걱정해야 (김지훈 총무이사 의협신문 인터뷰) 

식약처, 의료계 반발에도 30일 화장품법 예정대로 시행 

김지훈 이사 "질병명 쓴 화장품엔 의약품 수준의 검증" 주장 

 

기사입력시간 2017.05.24. 의협신문

 

▲ 화장품에 의존하다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심한 흉터가 발생할 수 있음을 우려하며 화장품법 전면 폐지를 요구하는 김지훈 이사

오는 30일 시행을 앞둔 화장품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의 전면 철폐 혹은 엄중한 규제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24일 김지훈 경기도의사회 총무이사는(대한의사협회 대외협력자문위원·피부과전문의) 본지와 만나 "화장품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은 화장품 오남용을 불러와 여드름과 탈모, 아토피 환자의 치료시기를 늦출 수 있다. 이는 국민건강은 물론 건보 재정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이사는 '병 주고 약 주는 잘못된 화장품법 시행규칙,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지난 17일 충북 오송 식품의약품안전처 앞에서 4시간 동안 1인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최근 식약처는 기능성화장품에 아토피와 탈모, 여드름 등 질병 이름을 표기할 수 있도록 한 화장품법 시행규칙을 공고했다.

 

그런데 의료계가 크게 반발하자 '질병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의약품은 아님'이란 주의문구를 추가로 기재한 시행규칙을 이달 4일 입법예고, 갈등은 커지기 시작했다.

 

질병 이름을 넣을 경우 이를 화장품이 아닌 치료제로 오인해 오남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의료계 우려다. 피부과전문의로 경기도 수원에서 피부과를 운영하는 김 이사의 생각도 이와 다르지 않다.

 

김 이사는 "사리분별이 미숙한 청소년들에게 특히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화장품을 단지 화장품이라 받아들이는 성인에 비해 청소년은 맹목적인 믿음으로 화장품에만 의존할 수 있다"라며 "청소년기에 많은 여드름의 경우 치료시기를 놓치면 흉터가 크게 질 수 있다. 이는 비가역적이라 되돌릴 수도 없다. 그 결과는 고스란히 약제비 증가와 사회적 비용 증가, 건보재정 악화로 연결될 것"이라며 말했다.

 

1인 시위 참여 동기에 대해서도 "시행은 코앞인데 이슈화가 잘 안 됐다. 내가 불쏘시개가 돼 관련 학회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랬다"라며 "식약처에서 담당 공무원이 내려와 이야기를 듣고 갔다. 의료계 우려를 충분히 전달했고 이것이 식약처 내부에서 논의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나 시행까지 남은 기간은 고작 1주일. 김이사는 "관련 학회에서 초기대응을 보다 강력하게 했으면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크다. 전면 폐지가 목적이지만 불가피하게 시행된다면 엄격한 규제가 적용돼야 한다"며 "질병명을 쓴 화장품에는 의약품 수준에 준하는 임상평가나 검증이 필요하다. 청소년 대상 화장품만이라도 철저히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지훈 이사는 흰 가운을 입고 화장품을 판매하거나 적십자, 주사기 등의 디자인으로 화장품을 의약품으로 오인하게 하는 일부 화장품사의 홍보 마케팅도 식약처가 규제할 것을 촉구했다

 

식약처가 의료계는 물론 소비자단체 의견도 묵살하고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했다는 의혹도 언급하며 "시민단체와 연계해 국민과 함께하는 투쟁도 고려하고 있다. 화장품이 질환개선에 도움이 안 된다면 주의문구를 넣으면 안 된다. 시행규칙의 원점 재검토가 당연하다"고 밝혔다.

 

화장품을 의약품처럼 홍보하는 일부 브랜드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몇몇 화장품 회사에서는 비의료인이 의료인처럼 흰 가운을 입고 화장품을 판매하며, 적십자나 주사기 모양을 화장품 패키지에 넣기도 하는데, 이 역시 식약처에서 규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요즘은 화장품도 치료제 개념처럼 홍보한다. 거기다 질병명까지 넣으면 어떻게 되겠나"라며 "2000년 약물 오남용을 걱정해 의약분업을 시행했는데 이제는 화장품 오남용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의료기관이나 약국으로 오인할 수 있는 화장품 디자인과 홍보 콘셉트도 식약처가 단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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