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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훈 부회장 의약뉴스 인터뷰"레이저는 위험한 학문입니다."

1,586 2016.09.2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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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는 위험한 학문입니다
대한임상피부치료연구회 허훈 부회장

“레이저는 쉬운 학문이 아니다. 굉장히 위험한 학문이다.”

지난달 29일 대법원은 치과의사 A씨가 면허 범위를 벗어나 안면 레이저 시술을 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치과의사의 안면 레이저 시술은 구강악안면외과의 범위에 속할 뿐만 아니라 사람의 생명, 신체나 일반 공중위생상의 위험을 초래한다고 볼 수 없어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에 포함된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에 많은 피부과 의사들이 자괴감에 빠졌다. 최근 기자와 만난 대한임상피부치료연구회 허훈 부회장도 자괴감에 빠진 피부과 의사들 중 하나였다.

허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경기도의사회 학술대회에서 프락셀 부작용 사진전을 열고 치과의사가 프락셀레이저를 사용하면 위험하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는데 큰 공헌을 한 인물.

허 부회장은 “‘내가 의사를 왜 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운이 빠졌다”며 “선배가 돼서 후배들에게 미안하고 볼 면목이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 달 28일, 경기도의사회 학술대회에서 프락셀 부작용 사진전을 개최한 대한임상피부치료연구회 허훈 부회장은 최근 치과의사의 프락셀 레이저 사용을 인정한 대법원의 판결을 두고 “‘내가 의사를 왜 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운이 빠졌다”며 “선배가 돼서 후배들에게 미안하고 볼 면목이 없었다”고 밝혔다.

◆프락셀레이저란?
치과의사 A씨는 지난 2009년부터 2012년 1월까지 자신의 치과에 내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안면 부위에 미용 목적의 프락셀 레이저 시술을 하다가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의 유죄를 선고했으나 2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까지 이어진 이 사건은 치과의사의 안면부 레이저 시술이 구강악안면외과의 범위에 속할 뿐만 아니라 생명 및 신체나 일반 공중위생상의 위험을 초래한다고 볼 수 없어 치과의사의 면허범위에 포함된다는 2심 판결을 확정한 것으로 막을 내렸다.

이 판결에 대해 허 부회장은 “대법관들이 너무 의학적 지식이 없다”며 “레이저 치료는 피부과 의사가 해도 부작용이 있는데, 하물며 치과의사가 하면 더 부작용이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기본적으로 레이저는 피부에 손상을 준다. 그래서 레이저 빛을 분산시켜 부작용이 덜 심하게 만든 게 프락셀레이저”라며 “얼마나 위험한 장비면 레이저 빛을 여러 개로 분산시키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작용은 지금도 발생하고 있다. 치과의사가 이 장비를 사용하면 매우 위험한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레이저 치료 중 가장 위험한 부작용이 바로 ‘실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레이저치료 부작용 중 가장 위험한 케이스가 바로 실명인데, 잘못하면 레이저가 눈으로 튀어서 시력을 잃을 수 있다”며 “그래서 피부과 의사들은 레이저 치료를 할 때 보호안경을 사용하는데 보호안경 중에서는 눈꺼풀 안에 넣는 보호안경도 있고, 경우에 따라선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또 “단순히 점을 뽑는 게 아니라 레이저 치료는 굉장히 위험하다”며 “뽑으려고 했던 점이 점이 아닌 피부암일 수 있는데, 이런 차이를 치과의사는 알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외에 또 다른 부작용에 대해서는 “제대로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에게 레이저 치료를 받으면 미용치료를 받으러 왔다가 영구히 남는 흉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프락셀레이저 부작용 사례 사진전
지난달 28일 경기도의사회(회장 현병기)는 제13차 학술대회를 개최했는데, 이 자리에서 프락셀레이저 시술 후 발생한 각종 부작용 사례를 전시하는 사진전도 함께 진행했다.

당시 허 부회장은 10여점의 부작용 사례를 준비했는데, 이에 대해 “부작용 사례는 수십 건이 있지만 사례별 일부만 전시했다”며 “일반의사 8점, 피부과 의사 2점 등 모두 10점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사진전을 열게 된 계기는 의사들에게도 부작용에 대해 정확히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의료환경이 어려우니까 일반 의사들도 학회를 다니면서 레이저를 배워 현장에서 사용하는데 자칫 잘못하면 이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걸 알아야한다”고 전했다.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전시회였기 때문에 홍보효과는 크지 않았지만 레이저 치료의 위험성을 알리고 싶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일반과 선생님 몇 분에게서 레이저 부작용이 이렇게 심각한지 몰랐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프락셀레이저 부작용 사진전에서 허훈 부회장이 시술 후 발생한 각종 부작용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대법원 판결은 불법치료 허용해준 것
허 부회장은 이번 대법원 판결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대법원이 불법치료를 허용한 것과 다름없는 판결을 내렸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대법원 판결을 처음 들었을 때 피부과를 배우는 의대생들, 수련의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났고, 환자를 보기도 싫고 살맛도 나지 않았다”며 “그런데 이런 감정을 나만 느끼는 게 아니라 많은 동료 의사들도 똑같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법원 판결대로라면 치과의사뿐만 아니라 피부미용실에서도 레이저치료를 해도 된다는 뜻이지만 현실을 보면 피부미용사는 구속하고 있다”며 “치과의사나 피부관리사랑 레이저치료에 있어서 다를 바 없는 게 치과의사는 피부과학에 대해 모른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전문가는 실명 케이스가 거의 나오지 않는데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실명이란 부작용을 발생시킨다”며 “피부과 의사든, 일반의사든 부작용과 합병증이 발생한다. 그러나 전문가는 이에 대한 치료가 가능하지만 비전문가, 치과의사는 치료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치과의사의 프락셀레이저에 대한 대법원 판결에 대해 어떤 대응에 나설 생각일까?

허 부회장은 “헌법 소원을 내고 대국민 홍보도 해야한다”며 “대한의사협회도 더 적극적으로 국민 설득에 나서야하고, 피부과학회 및 피부과의사회와 협조해서 적극적으로 홍보해 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임상피부치료연구회?
허훈 부회장은 대한임상피부치료연구회에서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연구회에 대해 “2014년 2월 창립했고, 피부과 전문의만 가입할 수 있는데 현재 회원이 500명 정도 된다”고 밝혔다.

그는 “주로 레이저 치료를 연구하는 학회로, 피부과 의사의 레이저 치료 실력을 상향평준화가 목적”이라며 “피부과학회와 피부과의사회가 있지만 다른 피부과 질환을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레이저 치료만 전문으로 할 수 없다. 그래서 학회나 의사회에서 미진한 부분을 연구회가 미약하지만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허 부회장은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법원 판결에 기죽지 말고 더욱 레이저치료, 피부질환 연구에 몰두해 최고의 피부 전문가가 돼 주길 바란다”며 “더 많은 국내 및 해외학회를 다니면서 열심히 공부해서 국민건강을 위해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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