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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7개 자치구에서 시행한 한방난임사업의 처참하리만치 초라한 성적표

5,054 2019.05.27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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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7개 자치구에서 시행한 한방난임사업의 처참하리만치 초라한 성적표

- 바른의료연구소, 2018년도 서울시 7개 자치구 한방난임사업에서 임신성공률 평균 8.1%에 불과

- 난임부부 동시 한방난임치료는 여성단독일 때보다 임신성공률 낮아 

- 자치구의 시민혈세 낭비하는 선심성 사업, 난임부부의 난임극복 더욱 어렵게 해 

- 서울시는 유효성이 없는 한방난임 시범사업 즉각 중단해야

 

바른의료연구소(이하 본 연구소)는 지지난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2018년도에 한방난임사업을 시행한 전국 모든 지자체에 사업결과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시행하였다. 지자체 중 서울특별시 7개 자치구의 사업결과가 모두 확보되어 우선 서울시 사업결과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1. 서울시에서 한방난임사업을 시행하는 자치구 현황 

2017년도에는 서울시에서 성북구와 강동구에서만 사업을 시행하였으나, 2018년도에는 이 두 구를 포함하여 중구, 금천구, 노원구, 성동구, 은평구 등 총 7개 자치구에서 사업을 시행하였다. 이 중 성동구, 은평구, 노원구, 금천구는 서울시 시민건강국의 공모를 통해 2018년 서울시 한의약 난임 시범사업 자치구로 선정되었다. 2019년에는 기존 4개 자치구 외에 중구, 용산구, 광진구, 강북구, 마포구, 강서구, 관악구 등 11개 구를 한의약 난임 시범사업 자치구로 선정되었다. 이에 따라 2019년도에는 성북구, 강동구를 포함하여 총 13개 자치구에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서울시 시민건강국은 2018년도 '서울시 한의약 난임치료 지원사업 계획' 문서에서 한방난임치료의 임신성공율을 20% 이상 달성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2. 2018년도 서울시 자치구의 한방난임사업 내용 

7개 자치구는 성북구(40세 이하)만 제외하면 모두 난임여성의 사업참여 연령을 44세 이하로 제한하였다. 모든 자치구가 4개월 동안의 한방치료(한약과 침구)를 시행하였고, 성북구와 은평구는 침구치료를 각각 4개월, 2개월간 추가로 시행하였다. 한방치료 후 2-4개월간 임신확인을 위한 추적관찰 기간을 두었고, 따라서 한방치료와 추적기간을 합한 총 사업기간의 평균은 6.6개월(6-8개월)에 달하였다. 인공수정, 체외수정, 배란유도 등 의학적 보조생식술 금지기간은 한방치료 기간만 금지한 곳도 있고, 한방치료 종료 후 2-3개월 동안 추가로 금지시킨 곳이 있었다.

서울시 사업이 전국의 다른 지자체와 제일 차별되는 점은 7개 구 중 무려 5개 구에서 남성을 대상자로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서울시 외의 지역에서 남성을 대상자로 선정한 지자체는 전북 남원뿐이다. 사업에 참여한 남성은 모두 사업에 참여한 부인의 배우자이다. 사업참여 남성의 선정기준을 일부 자치구는 정액검사 이상 등 남성난임 요인이 있는 자로 한정한 곳도 있으나(성북구, 성동구, 금천구, 노원구 등), 일부는 이러한 제한을 두지 않는 곳도 있었다.

 

3. 사업결과 및 임신성공률 

7개 자치구 한방난임사업에 총 209명이 참여하였고, 이 중 62명이 여성 참여자의 배우자인 남성이었다. 한 쌍의 부부를 1명으로 환산한 경우 최초 대상자는 145명이며, 이 중 18명이 임신에 성공하였다. 그러나 18명 중 11명은 한방치료로, 나머지 7명은 한방치료로 임신이 되지 않아 추가로 시행한 의학적 보조생식술에 의한 임신 성공이었다. 중구는 6명 중 2명만이 한방치료로 임신한 반면, 나머지 4명 중 3명은 인공수정으로, 1명은 체외수정으로 임신에 성공하였다. 성북구 역시 7명의 임신 성공자 중 3명은 의학적 보조생식술로 임신에 성공하였다.

7개 자치구의 전체 임신성공률 평균은 11.1%이지만, 이 가운데 3%는 의학적 보조생식술에 의한 임신성공이다. 따라서 한방치료에 의한 임신성공률 평균은 달랑 8.1%에 불과하였다. 강동구가 18.2%, 성북구가 13.8%이고, 노원구, 금천구, 중구, 은평구, 성동구에서 각각 8.3%, 6.3%, 5.3%, 5.0%, 0% 등의 순이었다. 참으로 처참한 성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서울시 7개 자치구의 6.6개월간 임신성공률 8.1%는 서울시 시민건강국이 목표로 내세운 20%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2017년도 전국 29개 지자체의 8.4개월간 임신성공률 10.5%에도 못 미친다. 6.6개월간 임신성공률 8.1%는 1주기당 임신성공률 1.22%에 해당하는데, 이는 2015년도 난임부부 지원사업에서 1주기당 인공수정 및 체외수정의 임신성공률 14.3%, 31.5%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다. 무엇보다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은 난임여성의 7-8개월 동안 자연임신율 20~27%에도 훨씬 못 미친다 (의료정책연구소 『한방난임사업에 대한 의학적•통계학적 관점에서의 평가』 2017.10). 2018년도 7개 자치구 사업에서 사업참여자로 선정된 직후 2명에서 임신된 것이 확인되어 대상에서 제외되었는데, 이러한 사실은 난임여성에서 아무런 치료 없이도 자연임신에 성공하는 경우가 있음을 잘 보여준다고 하겠다. 결국 서울시 한방난임사업은 한방난임치료의 유효성이 전혀 없음을 몸소 입증해주었다.

 

4. 서울시 사업은 난임부부 동시 치료의 과학적 근거가 없음을 입증하다. 

지금까지 한방난임치료를 부부가 함께 치료 받을 때에 임신성공률이 더욱 높아진다는 과학적인 근거는 전혀 없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7년 성북구를 시작으로 난임부부를 동시에 사업대상자로 선정하는 지자체들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결과는 전혀 그렇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2017년도에 성북구는 27쌍의 부부와 20명의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사업을 시행하였으나, 임신성공률은 8.5%에 불과하였고, 2018년 사업에서도 13.8%에 불과하였다. 2018년도에 부부를 사업대상자로 선정한 5개 자치구의 평균 임신성공률은 6.7%인데 반해, 난임여성만을 대상으로 한 강동구와 중구의 평균 임신성공률은 11.7%이었다. 또한 6쌍의 부부와 6명의 단독 여성이 참여하여 1명이 임신에 성공한 노원구의 경우 임신성공자는 단독 여성 중에 있었다. 결국 서울시 사업은 난임여성 단독 한방난임치료의 유효성이 없음을 입증하였을 뿐만 아니라, 난임부부를 함께 치료할 때에 임신성공률이 더욱 처참해진다는 사실을 입증하였다.

한편 서울시 7개 자치구 사업에는 총 3억 원에 달하는 거금의 혈세가 투입되었는데, 7개 자치구에서 1명의 임신성공을 위해 지출된 세금은 2,800만원에 달하였다. 부부 대상 5개 자치구에서 1명의 임신성공을 위해 지출된 세금은 3,008만원인데 반해, 여성만을 대상으로 한 강동구와 중구의 경우 2,439만원이었다.

 

5. 결론 

한방난임사업을 시행한 서울시 7개 자치구에서 6.6개월간 임신성공률이 8.1%에 불과한 것은 한방난임치료의 유효성이 없음을 재차 입증한 것이다. 그렇다면 한방난임사업을 폐지시켜야 하는데, 서울시는 2019년도에 시범사업 자치구를 11개로 대폭 확대시켰다. 또한 서울시는 부부를 함께 치료하면 임신성공률이 더욱 높아진다고 판단했으나, 2018년도 사업결과는 서울시의 판단이 완전히 잘못되었음을 입증해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2019년도에 새롭게 선정된 자치구를 대상으로 난임부부 동시 한방치료 프로그램을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

난임부부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한방난임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나, 2018년도 서울시 자치구들의 한방난임치료 임신성공률은 참혹하리만치 처참한 수준이다. 자치구들은 한방난임사업을 마치 난임부부에게 선심을 베푼 것처럼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으나, 난임부부들은 보다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 서울시는 난임부부의 난임극복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혈세만 낭비하는 한방난임치료 지원 시범사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또한 자치구 단독으로 시행하는 성북구와 강동구 역시 한방난임사업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다.

 

2019년 5월 27일

바른의료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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