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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간호사 골막 천자 시행 관련 무면허 의료행위 2심 판결에 대한 성명서

64 2024.10.14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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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간호사 골막 천자 시행 관련 무면허 의료행위 2심 판결에 대한 성명서
- 골막 천자는 반드시 의사가 수행해야 하는 고도의 침습적 의료행위
- 무면허 의료행위를 조장하고 환자의 생명과 국민 건강을 경시하는 발언을 한 회원에 대해 강력한 징계 촉구

최근 젊은의사 정책자문단은 한 피부 클리닉에서 의사의 지시에 따라 간호사의 면허 범위를 벗어난 무면허 의료행위가 이루어진 사실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하며 정책 제안서를 통해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해당 보고서에서 의사가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의료행위를 진료지원인력에게 맡기는 것은 국민의 건강과 환자의 생명을 경시하고, 편의주의에 사로잡혀 일부 병원들의 이익 창출을 지원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역설한 바 있다.

지난 8일, 대법원에서 간호사가 골막 천자를 시행하여 무면허 의료행위로 기소된 사건에 대한 공개 변론이 열렸다. 앞선 1심 재판부는 피고 측에 무죄를 선고하였으나, 2심 재판부는 원심의 무죄판결을 파기하고, 전문간호사의 골막 천자를 무면허 의료행위에 의한 의료법 위반으로 판단하여 2,0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하여 당일 대법원에서의 변론에 귀추가 주목됐다.

변론 과정에서 피고인 측 참고인으로 출석한 모 교수는 “골수검사를 의사가 하는지 간호사가 하는지가 문제가 아니라, 숙련된 사람인지 아닌지가 중요하다”, “숙련도를 평가할 객관적인 기준은 없지만, 매우 간단한 술기이므로 어떤 직책이든 일주일 정도의 교육이면 충분하다”, “합병증이 발생해도 옆에 있는 의사가 대처할 수 있으므로 문제없다” 등의 발언을 해 파문이 일었다.

골막 천자는 혈액·종양성 질환의 진단을 위해 마취를 하고 골반 뼈의 겉면(골막)을 뚫어 골수를 채취하는 행위로, 자칫 잘못하면 주변 혈관이나 신경에 심각한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고도의 침습적 의료행위에 해당한다. 이러한 의료행위는 자칫 잘못하면 환자의 생명과 건강에 큰 위해를 줄 수 있으므로, 오랜 교육과 수련 과정을 통해 해부학적 지식과 응급 상황 발생 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춘 의사가 수행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의과대학에서 6년간의 방대한 교육과 체계적인 실습 과정을 거쳐야 의사 면허를 부여하는 것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습득한 전문 지식이 침습적 의료행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합병증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숙련도는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매우 어려우며, 해당 교수 자신도 숙련도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할 수 없다고 발언했다.

더불어 충분한 전문 지식 없이 술기에 대한 단순 숙련도만으로는 부작용이 발생하였을 때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이러한 주장을 펼친 것은 의사뿐만 아니라 모든 직역의 면허나 자격 획득을 위한 지식 습득을 무가치하게 만드는 것으로, 자칫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를 조장하고 환자 개개인의 생명과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으로 판단된다. 이는 자신의 전문성을 내던지고 모든 의사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발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전공의들이 돌아가면서 골수검사를 하다 보니 검체의 질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어, 전문 간호사에게 전담시켰더니 검체의 불량 비율이 줄었다”, “골수검사 중 발생한 사망 사고는 다 전공의가 골수검사를 하다가 발생한 것이다”와 같은 발언은, 젊은 의사의 입장에서 볼 때 전공의에게 제대로 술기를 교육해야 할 책임이 있는 교수가 단순히 본인의 편의를 위해 전공의 수련 의무를 방임하고 간호사에게 업무를 떠넘기려는 것으로 보일 수 있어 상당히 우려스럽다.

해당 논리대로라면 대리 시술, 대리 처방과 같은 면허 범위를 벗어난 의료행위도 숙련도라는 명목하에 가능하다고 주장할 수 있으며, 의료기기 영업 사원이 수술을 집도한다고 하더라도 숙련도만 갖추면 문제가 없다고 합리화할 수도 있는 위험한 발언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근시안적인 시각으로 의료 전문가인 대학병원 교수가 이토록 무책임하고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젊은의사 정책자문단은 대한민국의 중증 의료와 전공의 수련을 담당하는 상급종합병원에 종사하는 교수가 내실 있는 전공의 교육에 대한 책무를 저버리고, 개인의 편의와 병원의 이익 창출만을 위해 의료법에서 규정한 면허별 업무 범위와 역할 및 한계를 완전히 부정하는 발언을 한 이번 사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또한, 이번 정책 제안서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이러한 의사 전체의 품위와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에 대해서는 중앙윤리위원회 배심제 등을 통한 선제적이고 신속한 자율 규제 및 징계가 이루어질 것을 촉구한다.

2024. 10. 14.
대한의사협회 젊은의사 정책자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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