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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밀도측정기 사용한 한의사, 면허정지 ‘적법’

8,556 2016.06.15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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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밀도측정기 사용한 한의사, 면허정지 ‘적법’ 

행정법원 ‘복지부 현대의료기기 허용 계획과 행위 제재 필요성은 별개’

 행정처분의 근거는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는 이유다.

 이 한의사는 복지부가 최근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검토·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고, 이는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청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호소했지만 법원은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 제13부(재판장 유진현)는 최근 목포 A한의원을 운영한 이 모 한의사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의사면허자격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 한의사는 2005년 5월부터 2007년 4월까지 38명을 대상으로 1,038번에 걸쳐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인 X-선 골밀도측정기를 사용해 발뒤꿈치 등의 성장판 검사를 실시했다.

 이에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에서는 한의사면허로 허가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의료법위반죄를 인정하되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판결을 선고했고, 복지부는 의료인이 면회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한의사면허 자격을 2개월 동안 정지한다는 처분을 내렸다.

 이에 이 한의사는 복지부의 행정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이 사건 기기는 최대 동작부하의 총량이 10mA/분 이하로 신체에 거의 위해를 발생시키지 않으며, 그 측정 결과를 판독하는 데 전문적인 식견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또 얻어지는 정보는 한의학적 진단의 기초 자료가 되고, 이러한 기초 자료의 해석 능력을 바탕으로 침술이나 한약 처방 등 한방치료행위를 하는 방식으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대한한의사협회가 발간한 ‘한국한의표준의료행위분류’의 방사선 검사 항목 중 유아전신에서는 방사선을 이용해 영유아의 전신 골격의 이상 유무를 검사한다는 내용을 적시하고 있는데, 이를 보고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오인했다”며 “한의사협회를 제대로 관리·감독 못한 복지부의 잘못도 상당하고 이 사건도 과오로 유발된 측면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복지부는 최근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검토·허용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하고 있는데, 이는 그동안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불허한 방침에 대한 반성적 고찰에서 비롯된 것일 뿐만 아니라 국민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한다는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청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주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건 기기의 주당 최대 동작부하 총량이 10mA/분 이하에 해당해 각종 의무가 면제된다고 하더라고, 그 의무의 면제 역시 종합병원·병원·치과병원 등 원래 안전관리책임자 선임 의무 등이 부과돼 있는 의료기관을 전제로 한 것이며 이를 종합할 때 한의사의 면허 범위 이외의 의료행위를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못 박았다.

 또한 “유아전신에서 방사선을 이용해 영유아의 전신 골격의 구조적, 기능적 이상 유무를 검사한다는 내용을 적시하고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내용만을 믿고 확인 절차를 거치지도 않은 채 오인한 것이라면 그 잘못도 크다”며 “또 복지부가 대한한의사협회를 관리·감독할 책임이 있더라도 발간하는 책의 세세한 내용까지 관리한 책임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복지부가 앞으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의료 질서를 어떻게 형성하는 것이 나라와 국민의 복리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판단의 결과일 뿐 기존 방침에 대한 반성적 결과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계획이 있다는 것만으로 약 10년 전에 있었던 이 행위에 대한 제재의 필요성이 축소·소멸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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