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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비대위, 광화문서 전국의사대표자대회 개최

8,094 2018.03.18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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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비대위, 광화문서 전국의사대표자대회 개최

의료계 지도자 1500여 명 "의-정 관계 파국" 경고

"의정협의 파국 책임은 정부, 끝까지 투쟁할 것"

 

시도의사회를 비롯한 지역·직역 단체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부의 전면급여화 정책 저지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을 다짐했다.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는 18일 오후 1시 30분부터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제1차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개최했다.

전국에서 약 15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모인 이날 대회는 지난해 12월 전국의사 궐기대회 이후 진행된 의정협의가 최근 파행으로 치닫게 된 데 대한 정부의 책임을 묻고, 전 회원의 힘을 모아 투쟁 대열을 재정비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최근 삭발로 투쟁 결의를 다진 이필수 비대위원장은 보건복지부의 협상 태도를 강하게 비난하고 의료계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전 회원이 합심할 것을 호소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10일 전국의사 총궐기대회 이후 정부는 의료계의 요구에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하면서, 기만적인 80~90% 예비급여의 확대를 시도하고, 병원급 의료기관에는 정책가산금 35%라는 달콤한 사탕으로 신포괄수가제 확대를 꾀하고 있다"며 "정부는 일시적인 사탕발림이 아닌 수가를 35% 올려줘야 할것"이라고 지적했다.

복지부의 진정성 없는 협상 자세를 비난했다. 이 위원장은 "보건복지부 실무담당자가 의정협의 실무협의체 회의 석상에서 '학회·의사회와 개별 접촉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협상의 기본인 상대방에 대한 존중조차 찾아볼 길이 없다"며 "사태가 악화한 데는 보여주기식으로 일관한 정부의 책임이 큰대도 복지부는 비대위에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의정관계를 파행에 이르게 한 복지부 담당자의 즉각적인 교체와 문책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4월 1일 시행을 예고한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 고시에 대해서도 "비대위와는 단 한마디 상의나 논의가 없었다. 보건의료정책의 한 축인 의료계 의견은 깡그리 무시하는 막가파식 정책추진이야말로 진정한 적폐"라고 비난했다.

특히 정부가 진정성 없는 대화로 일관할 경우 파국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위원장은 "정부가 계속 진정성 없이 보여주기식 대화를 하면서 일방적으로 보장성강화정책을 추진해 나간다면 의정관계의 파국뿐 아니라 대한민국보건의료체계의 파국도 올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모든 책임은 의정협상을 파행으로 이끈 정부와, 정책을 밀어붙인 일부 공무원에 있다"고 강조했다.

올바른 의료제도 확립을 위해 전 회원이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이 위원장은 "비대위 힘만으로는 수많은 난관과 어려움을 상대하기에는 부족하다. 13만 회원이 비대위의 힘이고, 의료계의 단결된 힘이 올바른 의료제도를 이뤄나갈 수 있는 동력"이라고 말했다.

또 "비대위가 마지막 끝까지 수임 사항을 완수할 수 있도록 대표자들의 적극적 지지와 도움을 부탁한다. 비대위는 남은 임기 동안 13만 회원의 선두에 서서 국민건강을 수호하고 소신진료를 할 수 있는 바른 의료제도확립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이 위원장은 문케어로 인한 건보재정 파탄 위험을 외면하지 말 것을 대통령에게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문재인 대통령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예산 투입과 보험료 인상 없이 보장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은 국가가 진료량을 줄이고 통제하겠다는 대국민 기만이다. 국민 앞에 솔직해 달라"면서 "의료계 반대를 무릅쓰고 문재인케어를 밀어붙이면 국민과 정부는 상상할 수 없는 재정적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증폭되는 의료계의 정부에 대한 불신은 정부가 자초한 것이며 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다. 또다시 의료계와 비대위를 기만하고 신뢰를 저버리면 남은 방법은 오직 투쟁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수가 정상화에 대한 약속을 지킬 것도 촉구했다. 작년 12월 수석보좌관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의료수가 체계의 합리적 개선을 약속한 이후 3개월간 정부가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의료수가 체계의 정상화 약속을 조속히 실행에 옮겨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을 향해서도 "국책연구기관은 2020년 한 해에만 약 20조 원, 2030년에는 108조 원의 건강보험 재정 적자를 예상하지만, 정부는 앞으로 5년간 겨우 10조 원을 투입하고, 여기에 30조 원을 더 지출하겠다고 한다"면서 "대한민국은 8년 뒤인 2026년 초고령 사회로 진입해 의료비 증가가 불가피하다. 보험료 인상이나 재정 투입 없는 포퓰리즘 정책을 걱정하는 의사들에게 힘을 실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특별 강연을 한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은 "문재인 케어는 대국민 사기극이자, 한국의 의료공급체계를 파괴하는 위험한 포풀리즘적인 선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우리나라 의료수급체계를 문재인 케어라는 포풀리즘 정책으로 파괴하려 하고 있다"며 "조삼모사 고사처럼 국민에게 완전한 건보급여체계를 만들어 주겠다는 거짓말로 현혹해 사실상 공공적인 의료수급체계가 가진 장점을 완전히 파괴하려하고있다"고 말했다.

또 "문재인 케어의 이면을 보아야 한다. 성실하지만 가난한 자의 진료 받을 권리를 파괴하고 열심히 일하는 의사의 최소한 보상과 인센티브를 무너뜨리며, 사라진 동네병원의 자리를 대형병원과 재벌의 영리병원이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과 함께하는 투쟁이어야만 승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황 소장은 "문재인 케어 저지투쟁은 정의냐 불의냐의 선택이지 이해타산의 문제가 아니다. 의료수가를 올려 받기 위한 의사들만의 이기적 투쟁이 아니라 선량한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고결한 투쟁이라는 확신을 가져달라"며 "그래야만 투쟁에서 의사들만으로 고립되지 않고 국민과 함께 싸워 문재인 케어를 좌절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케어는 총액계약제로 넘어가는 서막이라며 결사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임장배 광주광역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비대위 투쟁위원)은 "총액계약제로 가는 과정인 주치의제, 만관제, 의료전달체계개선, 성분명과 총액약가제 신포괄수가제를 중간단계에서 결사적으로 막아야 한다"면서 "문케어는 우리를 굶주리게 하고 총액계약제는 우리를 거지로 만들 것이다. 의사를 실직·폐업·신용불량자·가정파탄·이혼·자살로 몰고 가는 지옥문"이라고 말했다. 

 

김승진 비대위 투쟁위원회 사무총장은 이번 기회에 의료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무총장은 건정심 구조 개혁, 의·치·한방의 분리,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꼽으며 특히 "진료의뢰서 한 장에 50만 원을 주거나 영국처럼 일차 진료 의사의 결정 없이는 2차 이상의 병원으로 넘어갈 수 없게 하지 않는 이상 정부가 요구하는 의료전달체계 개편 방향에 응할 필요가 없다. 의료전다레계 변화 없인 문재인케어를 달성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가 이렇게 서두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치환 대한전공의협의회장도 "왜곡된 의료체계 안에서 살인적인 노동 강도를 버틴 뒤에 우리 전공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배운 대로 진료할 수 없고 나도 모르는 새 범죄자로 몰릴 수 있는 의료현실"이라며 "수가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가 아닌 의료환경의 정상화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표자대회에는 23일 치러지는 제40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 후보자들이 전원 참석해 강력한 투쟁을 약속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추무진 후보(기호 1번)는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의사의 유서를 소개하고 의료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추 후보는 "고인은 '의료제도를 파탄 내고 의료를 경시하게 만든 정부의 책임이 크다. 소수의 악한 의사와 자본들이 많은 사람을 의료의 악의 연대로 몰아넣고 있다. 더는 의사로서의 가치를 찾기 힘들었다'는 안타까운 말을 남겼다"며 "고인이 남긴 뜻을 받들어 저수가, 왜곡된 의료 , 수익에 매몰된 쇠락한 의사들의 존재 가치를 되살리자"고 말했다.

또 "의협회장 임기 3년간 회원과 함께 원격의료와 보건의료기요틴, 한방의 의과의료기기 사용을 저지해왔다. 이제는 문케어의 전면급여화를 반드시 저지하겠다"며 "이번 기회에 지난 40년간 의사 희생에 대한 보답을 반드시 받아내겠다. 수가 정상화를 위해 회원과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기동훈 후보(기호 2번)는 의협 내부 개혁을 강조했다. 기 후보는 "살인적인 저수가와 삭감, 건보공단의 횡포로 국민은 손해 입고 병원은 신음한다. 공보험 체계에서 의사들은 자살하고, 외과 필수과목이 몰락한 지 20년째다. 이런 게 적폐가 아니고 무엇인가"라며 "보건소·보건지소가 공공의료 대신 민간의료기관과 경쟁한 결과 결핵 발병률이 OECD 국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제대로 된 나라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의사들이 거리에 나선 것은 잘못된 정책이 국민 건강을 치명적인 사지로 몰아넣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의료계 내부의 변화와 개혁 없인 의협이 정부를 상대할 수도, 국민을 설득할 수도 없다. 젊지만 많은 경험으로 의협의 변화와 개혁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최대집 후보(기호 3번)는 의사 총파업을 암시하는 강력한 투쟁 각오를 밝혔다. 최 후보는 "지난 3개월 의정 협상 동안 정부는 의료계의 요구를 하나도 들어주지 않고 일방적인 정책을 강행하면서, 협상 결렬의 책임을 비대위에 떠넘기고 있다"며 "의료계를 기만하며 예비급여를 일방적으로 고시하는 정부는 도저히 믿을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특히 "정부는 의사의 사유재산을 침해하는 정책을 의료계와 아무런 상의 없이 엉터리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의협회장에 당선되면 의료를 멈춰서 의료를 살려내겠다. 이를 통해 문케어를 저지하고, 정상적인 진료비를 쟁취하며 잘못된 급여·심사기준 문제를 모두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삭발 투혼을 보인 임수흠 후보(기호 4번) 역시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고 다짐했다. 임 후보는 "지금까지 의료계 투쟁은 특정 이슈가 터지거나 의사를 옥죄는 법안이 만들어진 이후에 대응하는, 수비에 급급한 소극적 투쟁이었다"며 "앞으로는 강력한 투쟁체를 구성해 실질적 활동으로 단체의 힘을 대내외에 과시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케어는 저부담·저수가·저보장 '3저' 속에 희생하며 우리나라 의료를 이끌어 온 의사들 보고 죽으라는 소리나 다름없다. 전문가로서 목소리를 내고 정당성을 주장해도 정부는 자기만의 길을 가고 있다"며 "의협회장이 되면 필사즉생의 마음으로 끝까지 싸우겠다. 가장 앞장서서 투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숙희 후보(기호 5번)는 '크레인 투쟁'도 불사할 수 있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김 후보는 "정부의 외면 속에 의사들은 계속 희생당하고 있다. 정부는 잘못된 의료시스템에 대해 한마디 사과 없이 의사를 희생양으로 만들어 자신의 책임을 덮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더는 의사의 희생을 용납하지 않겠다. 모래알처럼 흩어진 회원을 단합시키고 억울하게 손해 입은 동료를 끝까지 보호할 것이다. 우리의 권익과 명예를 지키고 자존감을 회복하겠다"면서 "여자가 과연 투쟁할 수 있겠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 크레인 위에 올라가 투쟁한다면 누가 하는 게 효과적이겠나. 나를 올려보내달라. 강력한 투쟁으로 의사가 제대로 존중받는 의료환경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용민 후보(기호 6번)는 유명 영화의 장면과 공단·심평원 횡포에 대한 의사들의 저항을 자막으로 편집한 동영상을 준비해 대표자들에게 보여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문케어는 의사와 국민에 대한 기만"이라며 "저수가를 정상화하고 땅에 떨어진 의사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가슴속 깊이 투쟁 유전자를 간직하고 있다. 그동안의 경력을 바탕으로 중심을 잡고 안정감 있는 회장으로서 당당하고 신뢰받는 의협, 회원을 위한 의협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대표자대회는 나인수 서대문구의사회장과 좌훈정 비대위 자문위원이 공동 사회를 맡았다. 비대위 이동욱 사무총장의 경과보고, 박진규 홍보위원장의 비대위 활동 동영상 상영, 최상림 투쟁위 집행위원의 구호제창 등과 함께, 의사 가수 '닥터처방전'과 연세의대 매버릭스 동아리의 공연도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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